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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란에 치솟던 중고차 값…고유가에 한풀 꺾여


5월 중고차 가격 약세 전망…"카플레이션 조정"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에 신차 출시가 지연되며 천정부지로 치솟던 중고차 가격이 이달 들어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에 따른 구매 수요 위축과 그동안 크게 오른 중고차 가격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이 생기며 중고차 시세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5월 들어 고유가와 '카플레이션' 조정이 나타나며 SUV를 비롯한 국내 중고차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싼타페 더 프라임'. [사진=현대자동차]
5월 들어 고유가와 '카플레이션' 조정이 나타나며 SUV를 비롯한 국내 중고차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싼타페 더 프라임'. [사진=현대자동차]

9일 중고차업계에 따르면 5월 중고차 가격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가족 여행 등의 이유로 5월이 전통적인 성수기로 꼽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큰 폭의 가격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수입차와 국산차를 비롯한 전기차도 중고차 시세가 일제히 하락했다.

내차팔기 서비스 헤이딜러가 지난 한 달간 자사 경매 사이트에서 거래된 주행거리 10만km 미만 차량 중 2018년형 모델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싼타페 더 프라임'은 전월 대비 6.5%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어 쌍용차 'G4 렉스턴'과 '티볼리 아머'도 각각 3.2%, 2.8% 하락했고, 르노코리아자동차 'QM6'는 1.9%, 기아 '더 뉴 쏘렌토'도 0.7% 하락했다.

박진우 헤이딜러 대표는 "최근 가솔린과 디젤 연료 등 고유가로 중고차 구매 수요가 위축됐다"며 "그동안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으로 크게 올랐던 중고차 시세가 자연스럽게 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도 5월 중고차 가격이 약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엔카닷컴에 따르면 2019년식 국산차의 전월대비 평균 시세는 현대차 '쏘나타 뉴 라이즈'가 1.98% 하락했고, 르노코리아차 'SM6'와 쌍용차 'G4 렉스턴'도 각각 2.14%, 1.98% 내렸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 '더 뉴 K5 2세대', 기아 '스포티지 더 볼트' 등도 1%대 이상의 낙폭을 보였다.

수입차도 대부분 모델이 하락세를 보였다. 아우디 'A4(B9)'은 전월대비 3.6~5.0% 가격이 하락했고, 지프 '그랜드 체로키'도 1.4~3.4% 하락했다. 가격 방어가 높다고 평가되는 볼보 'XC90'도 3.3% 내렸다.

반면, 고유가로 일부 하이브리드 모델의 시세는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기아 '더 니로'와 현대차 '더 뉴 그랜저IG'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월대비 시세가 각각 2.23%, 4.51% 상승했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5월 중고차 시세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변동폭을 보였지만, 고유가 상황 지속과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인해 구매·유지비가 낮은 하이브리드와 콤팩트 세단 모델의 시세 상승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가격의 전반적인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고차 직영 플랫폼 케이카는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740여 개 모델을 빅데이터 분석한 결과, 국산차 모델 중 약 50%, 수입차 모델은 46%가 중고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만 해도 이 비중은 국산 모델 19%, 수입 모델 10%에 그쳤다. 한 달 만에 중고차 가격 하락이 전반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로 전환한 것이다.

케이카는 '카플레이션으로 인한 시장 정체'를 중고차 시세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최대 1년 6개월을 넘어서는 상황이 이어지자 올해 1분기에는 일부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넘어서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중고차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심리적 저항선이 생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상일 케이카 가격관리(PM) 팀장은 "높아진 차량 가격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켰고, 중고차 구입 시장이 정체되면서 자연스럽게 시세가 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5월은 대부분의 차량이 전월대비 시세가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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