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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K-배터리 빅3 중 유일하게 '적자의 늪'…왜


1Q 실적 원통형 배터리 삼성SDI '최고'·LG엔솔 '선방' vs 파우치형 SK온 '적자 지속'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올해 1분기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실적은 '원통형 배터리'를 두고 명암이 갈렸다.

반도체 수급난과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 속에서도 '원통형' 배터리를 앞세운 삼성SDI는 분기 최고 실적을 올렸고, LG에너지솔루션도 선방했다. 그러나 '파우치형'에 주력하고 있는 SK온은 대규모 투자 비용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이 양산하는 전기차 배터리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양산하는 전기차 배터리 [사진=LG에너지솔루션]

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 비중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등 외형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각 사의 주력 배터리 형태에 따라 수익성은 엇갈렸다.

원통형 배터리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를 채택한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7% 증가한 4조494억원, 영업이익은 142% 급등한 3천2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1분기 실적 중 최고 수준이다.

삼성SDI는 전기차와 고출력 전동공구용을 중심으로 원통형 배터리의 매출이 증가했다. 2분기도 소형전지 부문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원통형 배터리는 고출력 전지를 채용하는 다양한 전동공구들이 출시되고, 전기차와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수요 증가 영향을 받아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늘어나는 원통형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거점에서 라인 증설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매출액 4조3천423억원, 영업이익 2천58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4.1%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이익이 주춤했지만,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생산 차질 등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를 통해 "원재료 가격 상승과 함께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수급난 등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적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럼에도 전기차(EV)용 원통형 배터리 수요 견조, 주요 원자재 가격의 판가 연동 등을 통해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고, 공장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등을 바탕으로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해외 시장에서 원통형 배터리의 수요가 늘어난 것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등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전기차 1위 업체 테슬라의 경우, 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68% 늘어난 31만대를 기록했다.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한 테슬라는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테슬라 외에도 볼보, 재규어 등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리비안, 루시드모터스 등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등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파우치형 배터리 생산에 집중하는 SK온은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K온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4% 증가한 1조2천599억원, 영업손실 2천734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영업손실 3천98억원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지만,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SK온은 당초 올해 4분기 손익분기점을 넘어선다는 계획이었지만, 수익성 악화가 지속하며 흑자 전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외부적으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요인이 부담이다. 내부적으로는 미국과 헝가리 공장에서 초기 가동 비용과 대규모 증설을 앞두고 미리 인력을 확보하는 등의 투자 비용이 늘어는 것이 흑자 전환 지연의 배경으로 꼽힌다.

그러나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한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원통형 배터리 판매 호조로 원자재값 강승과 부품 수급난의 악재에도 선방한 만큼, 결국 1분기 실적은 원통형 배터리 채택 여부가 배터리 3사의 1분기 실적을 가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SK온은 점차 사업이 안정화하며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업 가동에 돌입한 미국·헝가리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포드, 다임러 등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SK온은 사전예약만 20만대에 달할 정도로 선풍적인 관심을 모은 포드F-150 라이트닝에 NCM9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어 차량이 본격 출시되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 중국 옌청공장에 이어 2023년 1분기 미국 조지아 2공장이, 2024년 중국 옌청 2공장과 헝가리 3공장이, 2025년 포드(Ford)와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 공장이 각각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생산능력은 올해 말 77기가와트시(GWh)에서 2025년 220GWh 이상으로 확대된다.

진선미 SK온 기획실장은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1공장과 헝가리 2공장은 다른 거점 공장의 노하우를 반영하고 있고, 하반기엔 수율과 가동률이 안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국 공장은 이미 양산한 지 2~3년 정도 지나 신규 가동되는 공장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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