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최근 DL그룹이 이해욱 회장의 주도로 그룹 미래 먹거리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DL이앤씨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저장(CCUS)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CCUS는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해법으로 조명받고 있다. DL이앤씨는 연간 100만 톤 규모의 CCUS 시설에 대한 기본설계 경험과 차별화한 경쟁력을 앞세워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국내에서 현대오일뱅크와 서해그린에너지, 서해그린환경 등과 CCUS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경쟁사 대비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 탄소네거티브 공장 건설 프로젝트 등을 맡으며 CCUS 시장을 이끌고 있다.
DL이앤씨는 최근 호주에서도 연간 5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활용 및 저장하는 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을 수주하며,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글로벌 탄소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지구기후 이상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 간 정책 강화에 따른 영향으로 CCUS 사업이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6년 파리 기후변화 협정으로 전 세계 121개국이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며,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20년 10월 동참했다. 또한, 탄소배출권거래제(ETS)와 탄소세 등 금전적 페널티도 확대돼 기업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기업 탄소세 추정치'에 따르면 국내기준 배출 1위 기업인 포스코는 4조8천889억원에 달하는 탄소세액을 내야 한다. 이는 포스코의 영업이익(2019년 기준) 3조8천689억원보다 1조원을 초과하는 수치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국 9위인 우리나라는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이산화탄소 1천만톤을 포집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 발전산업, 석유화학, 시멘트 등 전통 에너지 산업군에서는 이들 현장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설비가 필요해졌다. 업계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탄소포집 시장이 8조7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DL이앤씨는 탄소 저감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탄소배출량이 많은 업체를 대상으로 탄소포집 설비와 EPC(설계·조달·시공), 탄소저감 서비스 사업 추진에 나섰다.
탄소포집 관련 사업은 국내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배경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다. 해외에서는 이미 탄소포집과 관련된 연구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아시아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 등의 국가에서도 탄소 포집이 핵심 전략으로 선정되며, 포집 이후 저장까지 가능한 특정 지역을 물색하는 작업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업스트림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 페르타미나(Pertamina)와 일본 미쓰이(Mitsui)社는 인도네시아에서 CCUS 상업화를 위한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이 연구를 통해 양사는 포집된 탄소의 저장량과 CCUS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잠재력 등에 대해 선행 조사한다.
미쓰이사 관계자는 "페르타미나의 풍부한 데이터와 기술력,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이번 CCUS 공동 개발 프로젝트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DL이앤씨는 탄소를 단순 포집해 깊은 곳에 저장하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포집한 탄소를 건설자재, 석유화학 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재활용하거나, 폐유전이나 폐가스전에 저장하는 사업까지 운영할 수 있는 지속성장 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핵심기술 개발에 나서기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탄소광물플래그십 사업단과 탄소광물화 원천기술 상용화를 위한 실증플랜트 구축을 추진 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기업과 협업해 탄소 저장 사업에 진출, CCUS 전체 밸류체인을 완성할 계획이다.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은 "탄소중립 실현은 기후 위기 극복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과제"라며 "차별화된 CCUS 기술력과 다양한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탄소포집 뿐 아니라 활용, 저장 분야에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CCUS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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