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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레오 "OK금융그룹서 석 감독과 함께 우승 재도전하고파"


[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잡을 것 같던 목표를 놓쳐버렸다. 2014-15시즌 이후 7년 만에 다시 V리그 코트로 돌아왔다. 그러나 봄 배구에 나서지 못했다.

OK금융그룹 레오(쿠바)가 그렇다. 레오는 지난 2012-13시즌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한국으로 왔다. 삼성화재 입단 당시 키는 컸지만 깡 마른 체격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당시 팀 사령탑이던 신치용 감독(전 삼성화재 배구단 단장, 진천선수촌장)은 그런 레오를 보고 '너무 말라 제대로 힘이 실릴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레오는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대박을 쳤다. 올 시즌 KB손해보험을 팀 역사상 첫 정규리그 2위와 챔피언결정전행으로 이끈 주역인 케이타(말리)처럼 V리그 코트에서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자리매김했다.

OK금융그룹 레오(왼쪽)가 2일 열린 KB손해보험과 원정 경기에서 오픈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OK금융그룹 레오(왼쪽)가 2일 열린 KB손해보험과 원정 경기에서 오픈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아포짓이 아닌 아웃사이드 히터라는 포지션 특성상 레오의 가치는 V리그에서 더 높아졌다. 삼성화재는 2012-13, 2013-14시즌 레오와 함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화재는 V리그 출범(2005년) 후 안젤코(크로아티아)-가빈(캐나다)-레오까지 외국인 선수 영입 성공 사례를 썼다.

이런 레오였기에 지난해 열린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손에 넣은 OK금융그룹 구단과 석진욱 감독은 주저않고 레오를 선택했다. OK금융그룹의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성적에 대한 기대치도 올라갔다.

그러나 OK금융그룹은 올 시즌 17승 19패(승점44)에 그치면서 5위에 머물렀다. 한 시즌 만에 다시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레오도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막판 소속팀 순위 경쟁에서 힘을 더하지 못했다.

레오는 지난 3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그는 한국을 떠나기 전 서면 인터뷰를 통해 "체력적으로 힘든 건 없었다. 그런데 올 시즌은 너무 실망이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 나가 우승을 차지하는 걸 목표로 삼았는데 이루지 못해 만족하지 않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팀이 중요한 순간에 부상을 당해 출전하지 못한 경기에서 승점을 챙기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면서 "시즌을 되돌아보면 그때 상황이나 당시 경기가 정말 팀에 중요했었다고 본다. 다치기 전에 몸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그런데 부상을 당해 나도 실망스럽고 팀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그러나 동료들이 내가 회복할 때까지 최대한 버텨줬고, 팀에서도 재활과 치료에 도움을 준 부분은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왼쪽)과 레오가 2021-22시즌 V리그 원정 경기 도중 코트를 함께 바라보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왼쪽)과 레오가 2021-22시즌 V리그 원정 경기 도중 코트를 함께 바라보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레오는 "다음 시즌 V리그에서 다시 뛰게 된다면 OK금융그룹에서 이루지 모한 목표를 꼭 달성하고 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석 감독과 호흡은 좋다. 전 팀 동료(레오와 석 감독은 2012-13시즌 삼성화재에서 함께 선수로 뛰었다)가 감독이 된 팀에서 뛴 경험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석 감독과 시간을 함께 보내 좋았다. 즐거운 추억이 많이 쌓였고 내게도 좋은 경험이 됐다"고 얘기했다.

레오가 석 감독에게 느낀 가장 중요한 감정은 신뢰와 믿음이다. 레오는 "올 시즌 가장 힘든 순간과 상황에서 믿음을 줬다"며 "부상 때문에 내가 다른 외국인선수로 바뀔 수 도 있었다. 그런데 석 감독은 '재활과 치료에 전념해라. 팀은 (레오를)교체할 생각이 없다.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 말이 힘을 줬고 큰 의미로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레오는 "석 감독과 코칭스태프, 동료, 구단 사무국이 보내준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했는데 봄 배구를 나가지 못해 더 실망스럽다"며 "석 감독과 2022-23시즌에도 계속 함께 해 팀 동료들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석 감독은 올 시즌 종료 후 소속팀과 계약기간이 만료됐다. 레오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는 7년 전과 올 시즌 느낀 V리그의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레오는 "삼성화재에서 뛸 때는 강팀이 편중됐다고 봤다"며 "그러나 지금은 아닌 것 같다. 리그가 평준화 된 느낌이다. 올 시즌 순위표를 보면 다들 알거라고 본다. 어느 한 팀이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고 본다. 모든 경기가 치열하고 경기 중 쉴 틈 없이 집중해야한다. 그런데 이 부분이 내가 V리그를 좋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팬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레오는 "많은 팬들이 내게 소셜 미디어(SNS)로 연락을 많이 줘 늘 감사하다"며 "시즌 첫 경기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나와 팀을 응원하고, 매 경기 코트 안팎에서 격려를 보낸 건 잊지 않고 꼭 기억하겠다. 다음 시즌에도 팬들이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준비하고 운동하겠다"고 밝혔다.

7시즌 만에 V리그로 돌아와 OK금융그룹에서 해결사 노릇을 한 레오가 2021-22시즌 홈 경기 도중 공격 성공 후 팀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7시즌 만에 V리그로 돌아와 OK금융그룹에서 해결사 노릇을 한 레오가 2021-22시즌 홈 경기 도중 공격 성공 후 팀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레오는 오는 28일 열리는 2022년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 참가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OK금융그룹은 이견이 없는 한 레오와 재계약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레오는 올 시즌 30경기(120세트)에 출전해 870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은 54.4%를 기록했다. 레오를 비롯해 올 시즌 V리그 남자부에서 뛴 외국인선수 중에서는 우리카드에서 부상을 당한 알렉스(포르투갈)를 대신해 막판 대체 선수로 V리그에 복귀한 레오 안드리치(크로아티아), 대한항공에서 뛰며 5일부터 챔피언결정전(3전 2승제)을 준비하고 있는 링컨(호주), 한국전력과 플레이오프까지 함께 한 다우디(우간다)가 드래프트 신청을 했다.

드래프트 신청은 지난달(3월) 31일 마감됐다. 그러나 올 시즌 뛴 외국인선수들에 한해서는 챔피언결정전 종료 후 7일 후까지 추가 접수가 가능하다. 케이타는 아직 드래프트 참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알렉스를 비롯해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에서 각각 뛴 러셀(미국) 펠리페(브라질)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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