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23년째 정치 한복판에서 바람과 서리를 맞으며 키워온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경기도와 대한민국을 위해 저를 바치겠다"며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경기도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9 대선에서 경기지사를 지냈던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열세를 보였던 지역이다. 이 전 후보는 대선에서 0.73%포인트(24만7천표) 격차로 윤 당선인에게 석패했지만 경기도에서는 5.3%포인트(46만3천표) 앞섰다. 지난해 당 대선 경선에서 패배하고 정계 은퇴를 고려했던 유 전 의원은 지방선거 험지 출마를 통해 정치적 재기를 노리게 됐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지사 선거에 도전하겠다. 그동안 깊이 생각했고, 이제 마음을 확고히 정했음을 보고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장 깊이 고민해왔던 것은 저 유승민이 경기도 행정의 책임자가 되는 것이 경기도민과 국민께,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느냐였다"며 "꼭 그렇게 하겠다고 결심했고,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는 인구 1천400만명,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의 중심이고 국가안보의 보루"라며 "경제와 안보에서 평생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온 저의 인생을 경기도 발전을 위해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유 전 의원은 경기도 개혁과 통합 정치를 강조했다.
그는 "일자리·주택·교통·복지·교육 분야에서 획기적 개혁을 단행하겠다"며 "경기도민 모두가 평등한 자유와 공정한 기회를 갖는, 모두가 인간의 존엄을 누리는 함께 행복한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미국 실리콘밸리를 능가하는 4차 산업혁명의 세계 일등 기지로 경기도의 산업과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규제를 풀고 인재 양성에 경기도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경기도의 공직사회를 개혁하겠다. 경기도 공무원 모두가 도민의 충실한 공복으로서 오로지 도민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복무하도록 하겠다"며 "공직자의 부정부패, 비리는 무관용 원칙을 철저히 지켜서 깨끗한 경기도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제가 오랫동안 일관되게 말해왔던,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경기도에서 펼치겠다. 진영을 넘어서, 정당을 떠나서 경기도 미래를 위해 필요한 합의의 정치를 꼭 해내겠다"며 '통합 정치'를 거론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출마 배경에 대해 "지난 대선 경선에서 패배하고 정치를 그만둘 생각을 깊이 가져왔다"면서도 "대선 직후 저와 정치를 해온 분들, 저를 지지해주셨던 분 등이 경기지사 출마를 권유했다. 결론적으로 경기지사라는 자리에서 제가 그동안 꿈꿔온 정치를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게 경기도민을 위해 좋은 길이라는 생각을 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연고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기도에 1천400만명이 산다고 했는데 외국인이 36만명 가까이 산다. 지방선거에 외국인도 참여하는데 제가 연고가 없다는 것이 결격사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후보들보다 경기도정을 4년간 책임지면 정말 잘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대구(동을)에서 제17대 국회부터 20대까지 내리 4선을 했다. 현재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고 있다.
경기지사 맞대결 성사 가능성이 생긴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에 대해서는 "경기지사는 말 잘 듣는 공무원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라며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이 다 장점이 있지만 모두가 문재인 정부, 이재명 지사의 실패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김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실패한 소득주도성장에 할 말이 없다"며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반성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런 말이 없어서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바 있다. 민주당과 새로운물결의 합당이 기정사실이 된 만큼 김 대표는 향후 민주당 내 경선을 거치게 될 전망이다.
유 전 의원은 당내 경선 규칙 등에 대해서는 절대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경선부터 다른 후보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당에서 정한 어떤 룰이라도 그대로 수용할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일체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