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수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용산 시대'를 선포하며 롤모델로 꼽은 곳은 미국 백악관이다. 백악관 처럼 집무실과 대형 공원을 연결해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윤 당선인의 구상이 임기 안에 현실화 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용산 공원 조성은 부지 반환 협상과 토지 정화 작업 등 미국과 협상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한국 정부 힘으로만은 속도를 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22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윤 당선인 측은 올해 국방부 청사 인근 지역 등 용산 기지 일부가 반환되는 대로 시민공원을 조성해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지가 반환된다고 해서 공원을 바로 조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방부가 반환 지역을 확정하면 환경부가 해당 부지에 대한 토양과 지하수를 대상으로 환경조사를 실시한다.
앞서 대구 등 다른 미군 기지 반환지에서는 벤젠 등 1급 발암 물질이 다량 검출된 바 있다. 용산기지도 장기간 군용 기지로 사용된 만큼 기름 유출이나 토양 오염 가능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토지 정화 작업은 아파트를 지을 때 준공 시점을 정해서 하듯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오염 물질이 일정 기준치 이상 나오지 않을 때까지 계속해야 하는 것으로 종료 시점을 예상하기 쉽지 않다"고 국민일보에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애초 윤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 이전 계획이 나오기 이전인 지난해 용산공원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 변경계획을 고시하며 공원의 공식 개원 시점을 당초 2027년에서 '기지 반환 시점+7년(N+7)'로 수정한 바 있다.
정치적 성격을 떠나 이미 관계 부처에서 공원 개원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으며 윤 당선인 임기인 2027넌 5월까지는 정식 개원이 어렵다는 말이 된다.
김용현 청와대 이전 TF부팀장은 이날 JTBC에 "공원이 조성될 때 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기다릴 수가 없다"며 "우선 반환 받는 지역은 간단한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인체에 해로운 게 있는 지 간단히 체크하고 이것만 마치면 빠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부터는 임시 개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방안이 당선인이 지향해온 소통과 개방이라는 취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배정한 서울대 조경학과 교수는 국민일보에 "어차피 (윤 당선인) 임기 안에 완전한 공원을 조성하는 게 물리적으로 어렵다면 당선인의 취지가 차후에라도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장기계획을 꼼꼼히 세우는 편이 낫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홍수현 기자(soo00@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