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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인플레이션 압력에 금리인상 가속…"차주들 긴장해야"


"미 금리인상 속도에 주목할 때…인플레이션 압력에 속도 올릴 수도"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연내 2.00%까지 7차례 인상할 것을 시사한 가운데 국내 기준금리도 분기별로 한 차례씩 최대 2.00%까지 인상될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금리인상 속도를 앞당기는 높은 인플레이션이다. 물가상승 압력에 못이겨 금리인상이 빨라지면 경제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차주들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17일 미국 연준은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0.00%~0.25% 수준인 기준금리를 0.50%까지 0.25%p 인상한다고 밝혔다.

화폐 이미지. [사진=뉴시스]
화폐 이미지. [사진=뉴시스]

◆ 美금리인상, 선반영 돼 타격 제한적…속도에 주목할 때

FOMC는 점도표와 기자회견을 통해 연내 기준금리를 7회 인상할 것을 예고했다. 점도표에선 연말 기준금리를 1.90%까지 제시했는데, 6회 인상 시 1.75%, 7회 인상 시 2.0%까지 오른다.

금리 인상을 부추기는 주된 원인은 높은 물가상승 압력이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말 2.6%에서 현재 4.3%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도 따른다.

회의 직후 미국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미 국채10년 금리는 2.25% 부근까지 치솟았고 주가는 강세폭 반납, 달러까지 강세를 나타냈다.

국내 시장의 경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원·달러 환율이 1천220원대로 하락하며 원화가치가 상승했다. 하지만 추가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경우 원화 약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으며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계속해서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건데, 그 속도가 얼마나 빨라지느냐에 따라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미 원화가 약세로 전환돼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게 되면 추가적인 약세요인이 될 수 있어 속도조절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대외적 환경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면 예상보다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닌, 예상보다 강경하게 인상 속도를 높여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높게 지속되는 만큼 인플레이션이 압력이 커지고 있어 상황은 다르지 않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연구원은 "점도표를 보면 대부분 1.76%~2.00%까지로 해석하고 있지만 실제로 점도표 내 그 이상을 찍은 강경파가 존재하는 데다, 인플레이션 지속성이 높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앞으로도 숫자가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되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것인데, 불확실성이 커지고 회복속도가 둔화되기에 금융시장은 긴장을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일각에선 높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금리를 2.5%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인 여건변화를 감안해 추정해 본 올해 적정 기준금리는 연말 기준 2.5%~2.6%, 연평균 기준 2.4% 수준으로 나타났다"면서 올해 소비자물가는 당초 전망보다 높은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따라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차주들의 부담도 커지며 금융기관에 건전성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김경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차주들의 이자비용 부담 확대가 늘어나, 대출 차주의 원리금 상환능력을 저해함으로써 금융기관의 자산 부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면서 "다중채무자 중심으로 부실이 금융기관 간에 전이됨으로써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 국내 금리인상, 미국 속도보단 국내 상황에 따라 움직여

전문가들은 국내 금리인상이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보다는 국내 금융시장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통화위원들의 성향이 강경한 것을 고려할 때 미국의 통화정책 속도보다는 국내 물가상승 압력 등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다. 또 미국이 연내 2.00%까지 인상을 시사했지만 실제로는 속도를 늦출 것이란 추측도 제기됐다.

김예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단은 국내 기준금리가 미국기준금리 속도를 무조건 따라가는 건 아니다"라면서 "이번에도 국내가 먼저 금리인상 사이클을 시작했고, 실제로 한국이랑 기준금리가 역전됐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기준금리 속도와 관계없이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맞춰 기준금리를 가져갈 수 있는데, 그렇게 볼 때 우리는 올해 세 번 남은 분기동안 한 번씩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제시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준은 점도표에서 연내 금리를 1.90%까지 7회 올린다고 전망했는데, 실제 액션 보다는 당장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실제 내년까지 금리정상화 과정은 실행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점도표보다 금리정상화 경로가 다소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국내 기준금리의 경우 금통위원 다수가 2월 금통위서 '추가완화 정도의 조정'을 언급했던 것과, 연내 여건에 따라 기준금리는 1.75% 혹은 2.00% 사이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 인상 시기는 5월 금통위로 예상됐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임 총재 인선 일정 등을 고려할 때, 당초 7월로 예상했으나 물가안정이 시급하고, 매파적인 현재 금통위 성격을 감안할 시 5월 2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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