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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시대] 초경합 끝 정권교체 "위대한 승리"…"왜 압도 못했나" 지적도


이재명과 0.73%p 역대 최소 표차…세대포위론 실패, 지방선거 연승 과제로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당선 축하 꽃다발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당선 축하 꽃다발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가장 적은 표차로 당선을 확정했다. '정권심판론'을 내세웠던 그가 무엇보다 부동산 문제의 영향이 큰 서울의 표심을 확보했고, 비록 '호남 30%' 목표에는 못미쳤으나 전통적 열세였던 이 지역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로 약진한 점이 주효했다.

윤 당선인은 10일 오전 개표율 100%를 완료한 가운데 총 1천639만4천815표(48.56%)를 얻어, 1만614만7천738표(47.83%)의 이 후보를 24만7천77표(0.73%p) 차로 따돌리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두 후보의 격차는 이번 대선의 무효표인 30만7천542표보다도 적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초구 자택에 머무르다 당선이 확실시 되자 국회에 마련된 국민의힘 선대본부 상황실로 이동해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고 밝혔다.

승기는 잡았지만 이번 대선 젊은 유권자의 성별 표심 쏠림 현상에서 나타난 '젠더 갈등'과 같은 분열을 극복하는 일 등은 과제로 남았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아이뉴스24 통화에서 "당선이 주효했던 배경보다 더 큰 차이로 이끌 수 있었지만 전략적 미스가 있었다는 점을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세대포위론 전략을 구사했는데 결국 통하지 않았고 남녀 갈라치기도 전략적으로 유효하지 않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썼던 논리가 통하지 않은 것"이라며 "단일화 역시 크게 효과적이지 않았다. 과거 대선에서 1, 2위가 근소한 차이를 보일 때 이뤄진 단일화는 모두 통했지만 국민들의 정치 인식이 높아져 단일화 그 자체보다 방식과 명분까지도 생각한다는 점을 확인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정권심판론' 서울 표심 확보 주효…호남서도 선방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과 이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윤석열 45.62%·이재명 50.94%)와 인천(윤석열 47.05%·이재명 48.91%), 세종(윤석열 44.14%·이재명 51.91%), 제주(윤석열 42.69%·이재명 52.59%)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이 후보를 앞섰다.

부동산 가격 폭등 등을 내세워 '정권심판론'을 주장한 윤 당선인은 무엇보다 서울에서도 표심을 가져온 것이 당선에 주효했다. 이 후보로서는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하며 부동산 실책에 여러차례 고개을 숙였지만 등 돌린 '부동산 민심'을 되찾아오기엔 역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이 우세한 지역은 ▲서울 50.56%(이 후보 45.73%) ▲강원 54.18%(이 후보 41.72%) ▲충북 50.67%(이 후보 45.12%) ▲충남 51.08%(이 후보 44.96%) ▲경북 72.76%(이 후보 23.8%) ▲대구 75.14%(이 후보 21.6%) ▲울산 54.41%(이 후보 40.79%) ▲대전 49.55%(이 후보 46.44%) ▲경남 58.24%(이 후보 37.38%) ▲부산 58.25%(이 후보 38.15%) 등이다.

여기에 열세이긴 했으나 광주 12.72%, 전북 14.42%, 전남 11.44% 등 호남 3개 지역에서 모두 두 자릿수 득표율을 얻은 것도 보수 정당 후보로는 최고 기록으로 약진했다. 기존 최고 득표율은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록한 광주 7.76%, 전남 10.0%였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당선 소감을 밝히는 가운데 이준석 당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당선 소감을 밝히는 가운데 이준석 당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2030 성별 확 갈렸다…세대포위론 실패

이번 대선에서 눈에 띈 점은 두 후보가 모두 공을 들인 2030 젊은 층 유권자의 표심이 남녀 성별에 따라 크게 갈렸다는 점이다. 2030세대는 전체적으로 보면 비슷한 예상득표율을 보였지만, 성별 지지도에선 확연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지지율은 이재명 47.8% 윤석열 45.5%로 오차범위 밖에서 이 후보가 앞섰다.

그러나 20대 이하 남성 유권자, 이른바 '이대남'은 과반인 58.7%가 윤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고 답한 반면, 같은 연령 여성, 이른바 '이대녀'는 58.0%가 이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답했다. 성별에 따라 지지도가 20%p 넘게 벌어진 건 20대 이하가 유일했는데, 대선 기간 내내 나타난 남성과 여성 간의 갈등이 출구조사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30대 역시 남성 52.8%가 윤 후보를, 여성 49.7%가 이 후보를 선택해 차이를 보였다.

선거 기간 윤 당선인은 여성가족부 폐지, 군 장병 월급 200만원 등 2030 남성을 향한 공약을 강조했고, 이 후보는 선거 막판까지 여성 안심 공약을 내놓으며 2030 여성 표심에 호소했다.

기타 연령대별로 윤 당선인은 60대에서 60%가 넘는 예상 득표율을 보였고, 70대 이상에서도 이 후보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을 것으로 조사됐다. 이 후보는 40대와 50대에서 윤 후보에 앞선 예상 득표율을 얻었다.

◆선관위 논란·지방선거 압승·인사 관심

이같은 투표 결과에서 보듯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바탕으로 '정권교체론'을 내세우며 표심 잡기에 성공했지만, 4050세대와 20대 여성으로부터 외면받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내세운 이른바 '세대포위론' 즉, 이재명 후보의 지지 기반인 4050세대를 2030과 전통적 지지층인 60대 이상을 결합해 포위하겠는 전략이 '이대남' 표심만을 의식해 결과적으로 젠더를 갈라치기한 끝에 2030 여성 표심이 이 후보에게 쏠렸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전원책 변호사는 전날 KBS에 출연해 "이대남·이대녀, 이런 식의 젠더 문제를 이슈로 만든 게 국민의힘인데 실패했다고 본다"면서 "오히려 2030에 내세울 문제가 많았다. 국가재정 문제 같은 것이다. 왜 젠더문제로 끌고 갈까, 그런 불만이 있었다"고 했다.

젠더갈등 극복과 국민통합 등 거시적 과제뿐 아니라, 당장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둘 수 있느냐, 정권 인수작업을 주도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에서의 신뢰감 있는 인사를 단행하느냐도 당장의 현안으로 다가왔다.

신율 교수는 "지방선거를 (국민의힘) 압승으로 이끌어야지 어느정도 소수파 정권의 한계를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곧바로 단행할 인사에서 결국은 끼리끼리라는 인식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믿을 수 있는 건 국민 여론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이번 투표 과정에서 불거진 선관위의 혼선과 관련, 이재명 지지자 측의 불복이나 의구심 제기 등도 뒤따를 수 있어 정치권이 협심해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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