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뷰티테크의 발달로 맞춤형 화장품 시장이 진화하고 있다. 화장품 업체들은 빅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한 상품 추천부터 제조까지 '초개인화'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핼스앤뷰티(H&B)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CJ올리브영은 최근 빅데이터 기반 AI 스타트업 '로켓뷰'를 인수했다.
로켓뷰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화장품 상품명을 촬영하면 최저가와 상품 속성, 성분 등 상품 정보를 알려주는 '찍검(찍고 검색)' 서비스 앱(App)을 선보이며 빅데이터 기반 플랫폼 개발과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특히 딥러닝 기반 광학 문자 인식(OCR) 수집 솔루션을 통해 화장품 속성 데이터를 추출하고, 상품 데이터와 고객 행동 데이터 등의 빅데이터를 엮어 상품 AI 추천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역량을 갖췄다.
CJ올리브영은 이번 인수를 통해 자체적으로 축적하고 있는 연간 1억건 이상의 고객 구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로켓뷰의 핵심 기술을 접목시켜 AI기반 상품 추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고객들의 쇼핑 패턴과 데이터를 다각도로 수집·분석해 보다 정교한 '초개인화 큐레이션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디지털사업본부 아래 초개인화 큐레이션 서비스 전담 AI 추천 엔진 조직을 신설하고, 김화경 전 로켓뷰 대표를 수장으로 앉혔다.
화장품 제조업체들도 AI 등 뷰티테크를 활용한 초개인화 제품 개발과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라이프 뷰티 맞춤 브랜드 '커스텀미'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으로 얼굴을 촬영한 뒤 간단한 문진표 작성을 거쳐 각자의 피부 유형에 적합한 커스텀미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제품 인증 시 1대1 전담 매니저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아모레퍼시픽은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미래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삼고, 맞춤형 3D 마스크 제작 서비스, 맞춤형 파운데이션·쿠션 제조 서비스, 맞춤형 립(입술) 메이크업 제조 기술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디지털 기술을 통해 맞춤형과 비대면 솔루션 등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이 시급하다"며 "디지털 기술로 개개인에 맞춘 최적의 아름다움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로레알그룹은 입생로랑 뷰티를 통해 AI 기반 스마트 틴트 디바이스 '루즈 쉬르 메쥬르'를 국내 처음 선보였다. 로레알의 개인 맞춤형 뷰티 시스템 '페르소'를 처음 적용한 것으로, AI 컬러 인식과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에게 초개인화된 맞춤형 컬러를 제안한다. 레드, 누드, 오렌지, 핑크 등 4가지 컬러를 기반으로 수천가지 색 조합을 만들어내고, 틴트 추출량 조절도 가능하다.
LG생활건강은 AI와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소비자의 염색 후 모습을 예측해 보여주고, 원하는 색상을 바로 제조하는 방식의 맞춤형 염모제 시스템을 개발했다. 3만개 이상의 세분화된 색상을 만들 수 있고, 2분 안에 맞춤형 염모제를 제조한다. 현재 미국 100여개 헤어 살롱에서 사용 중으로, 향후 북미 전역과 유럽 등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맞춤형 화장품 시장 진출은 지난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 제도를 허용하면서 본격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화장품을 제조 공장에서만 만들어 판매할 수 있었지만, 화장품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매장에서 바로 제조·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글로벌 맞춤형 화장품 시장 규모도 날로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맞춤형 화장품 세계 시장 동향 조사, 분석 자료집'에 따르면, 전 세계 맞춤형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억4천400만달러(약 1조3천900억원)에 달하고, 2025년에는 40억500만달러(약 4조8천66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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