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기 위해 '탈(脫) 러시아'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 가전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은 큰 타격이 없지만,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품 조달 차질 등을 겪을 수 있어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의 '탈 러시아'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텔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러시아와 벨라루스 고객에 대한 모든 제품 선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와 주변국 국민들, 해당 지역에 가족, 친구, 연인이 있는 사람 등 이번 전쟁으로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구호활동을 위해 인텔 재단을 통해 120만 달러 규모의 직원 기부 및 매칭 캠페인을 개시했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PC, 서버 등 인텔의 칩이 사용되는 산업의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범용 반도체를 사용하는 가전업체들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은 받지 않을 전망이다.
가전업체들이 우려하는 것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부품 조달 차질이다. 세계 1·2위 해운사인 MSC와 머스크 역시 러시아 항구에서 모든 해운 업무를 잠정 중단하기로 하며 '탈 러시아' 움직임에 동참한 상태다.
현재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에서 TV 공장을,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에서 가전과 TV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양사 모두 부품 재고가 남아 있는 상태지만, 물류망 차단이 장기화될 경우 부품 조달을 받지 못해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탈 러시아'에 동참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최근 애플과 포드, 나이키, 이케아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 내 판매를 중단하거나 제품 선적을 중단키로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러시아 시장의 중요도가 높아 쉽게 발을 빼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지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폰과 세탁기, 냉장고 등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재고는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지만,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품 조달 차질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며 "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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