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수현 기자] 30대 남성에게 성폭력을 당하고도 '늙은 꽃뱀'이라는 손가락질에 시달리다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안타까운 피해자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0일 방송된 tvN '알쓸범잡 시즌2'(이하 '알쓸범잡2')에서는 윤종신과 권일용, 김상욱, 장강명, 서혜진이 전남 보성을 찾아 노인 성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서혜진은 "노인이 피해자일 경우 신고에 소극적이다.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많고 신고를 못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며 영화 '69세'를 언급했다.
지난 2019년 개봉한 영화 69세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입원 중이던 60대 여성이 30대 남성 조무사에게 성폭행 당한 사건을 그렸다.
실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는 당시 자식의 상견례를 앞두고 있는 등의 이유로 바로 신고를 하지 못했다.
서혜진은 "(피해자) 60대 여성은 남편에게 말했고, 남편이 병원에 찾아와 가해자에게 일종의 각서를 받았다”며 "그런데 가해자는 이후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마치 피해자가 원해서 한 것처럼 시나리오를 짜서 여성이 적극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한 것처럼 한 것"이라 말해 출연진을 분노케 했다.
이어" 피해 여성은 완전히 무너졌다. 경찰에 신고했는데 동네에 온갖 소문이 다 났다. '늙은 꽃뱀이다', '젊은 남자와 성관계하면 좋은 것 아니냐', '뭐가 아쉬워서 60대 여성을 성폭행하냐' 등이었다”고 말해 당시 피해 여성이 수사과정에서 겪었을 고통을 짐작케 했다.
경찰은 피해자의 네 번째 요청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는 이를 기각했다. 서혜진은 "'구속이 기각됐다'는 소문이 동네에 또 나다 보니 '강간 아니었네' 하는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났다. 결국 피해자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피해자는 "내가 아이였거나 젊었다면 구속됐겠지. 딸과 남편 눈을 볼 수가 없다"는 말을 유서에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혜진은 "병원에서 환자를 강간한 사건인데 중대성과 죄질을 고려하면 이 여성이 60대가 아니었다면 당연히 구속 됐을 거라 생각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장강명이 이 사건을 두고 "에이지즘이라고 지적을 하지 않나. 나이 든 사람은 수치심을 덜 느낄 거라는 거다"라고 지적하자 서혜진은 "노인을 무성적 존재로 보는 시선, 잘못된 편견이 있는 것 같다"라고 공감을 표했다.
/홍수현 기자(soo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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