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사흘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뜬금없는 '쇼핑몰 발언'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광주 유세 중 나온 발언에 여야가 사흘 간 공방을 이어가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다시 지역갈등을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6일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 거리 유세에서 "복합쇼핑몰은 다른 지역에 다 있다. 전국 어디를 가든 많은데 왜 광주에만 없느냐"며 "이 유치를 누가 반대하나. 민주당이 반대해오지 않았나. 시민이 원하는데 정치인이 무슨 자격으로 이런 쇼핑몰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권리가 있나"라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같은 윤 후보의 발언에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 광주광역시당위원장인 송갑석 의원은 같은날 성명을 내고 "코로나19로 시장 상인들이 2년 넘게 상상할 수조차 없는 고통을 겪어 왔는데, 전통시장에 가서 대기업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겠다는 자는 누구를 위한 대선 후보인가"라며 "지역의 경제구조에 대한 기본 상식조차 없이 찬반 논쟁을 부추기고, 자극적 언사로 지역을 비하하는 것은 철 지난 갈라치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17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법률지원단 소속 설주완 변호사가 TV프로에서 윤 후보의 쇼핑몰 발언에 대해 "마치 가난한 사람들에게 '너 명품시계 차면 부자 된 거야'라고 하는 듯한 발언인데 이건 아니지 않나"라는 의견을 밝혀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는 설 변호사의 발언이 광주 시민을 비하한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광주를 가난한 도시에 비유하면서 복합쇼핑몰을 반대하다니, 민주당은 이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며 "광주를 비하하고 지역의 발전을 가로막는 민주당에 맞서 국민의힘이 광주시민의 편에서 함께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양측의 '쇼핑몰' 설전은 18일까지 이어졌다. 윤 후보는 18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세에서 '광주 쇼핑몰'을 다시 한 번 언급하며 "민주당 사람들이 대형 쇼핑몰에 있는 좋은 물건들, 명품들에 국민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 투쟁의지가 약화된다고 보는 것 같다"며 "광주에 쇼핑몰 들어오는 걸 반대하고, 오로지 자기들의 정치 거점으로서의 투쟁 의지만 부추기는 이런 정치인들을 퇴출시키고 끌어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역시 다시 한번 반격했다. 이낙연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18일 저녁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유세에서 "이용섭 광주시장이 (광주 쇼핑몰은) 시민들 의견을 모아 잘 추진하고 있으니, 광주 걱정은 광주에 맡겨달라고 했다"며 "저쪽 사람들(국민의힘)이 호남에는 쇼핑몰이 없다고 그러는 거 같은데 광양은 쇼핑몰을 갖고 있다. 민주당은 쇼핑몰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역시 이날 유세 중 한 시민이 쇼핑몰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게 바로 분열주의자들(이 하는 행동)"이라며 "증오, 갈등, 분열을 이용해 정치적 이익 획득하려는 극우 포퓰리즘이다. 이런 정치 행태는 쓸어버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8일부터 1박 2일간 호남 지역을 돌며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윤 후보 역시 같은 기간 영남 지역을 순회하며 지역민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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