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 예고로 위험자산인 가상자산(암호화폐) 불안정성이 확대됐다. 반면 실물 화폐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자산연동코인)은 안정적 가격 수준을 유지하며 비트코인 등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예고로 11월 이후 가상자산 시총은 1천400조원 가깝게 증발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준이 올해 최소 3차례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까지 예고하면서 시장의 공포감이 확대되면서 가상자산 조정 폭도 커진 것이다.
◆ 스테이블코인, 비트코인과 달리 달러와 1대1 연동…가격 안정성 확보
지난 4일 11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1월 최고점 대비 44.4% 하락한 3만7천233 달러(4천472만원)를 기록했고, 이더리움 가격은 44.2% 하락한 2천687달러(322만7천원)를 나타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과 달리, 가격 안정성을 확보한 스테이블코인 가격은 1달러(1천200원)를 유지하며 시가총액은 성장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4일 기준 지난 1년간 500% 이상 성장했고, 전체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1천700억 달러(204조1천530억원)를 넘어섰다.
스테이블코인의 가격 안정성 확보 방식은 달러 가치 연동과 같은 ▲법정화폐 담보 방식 ▲시뇨리지 방식(seigniorage) ▲가상자산 담보 방식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시뇨리지 방식이란 화폐에 대한 독점적 발권력을 갖는 중앙은행이나 국가가 화폐 발행을 통해 획득하는 이득을 뜻한다.
확장가상세계(메타버스),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등으로 가상자산의 중요성이 확대됐다. 그러나 비트코인 등은 변동성이 높아 상용화에 장애 요인이 있어 비교적 안전한 스테이블코인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 미국, 스테이블코인 활성화 환경 조성…"국내서도 논의 확대해야"
미국은 뉴욕 커뮤니티 뱅크·퍼스트 뱅크·엔비에이치 뱅크 등 7개 기관으로 구성된 USDF 컨소시엄을 형성해 스테이블코인 활성화 환경을 조성 중이다.
USDF 컨소시엄은 미국 최초의 '은행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있다. 은행이 아닌 일반 기업이 발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자체 스테이블코인 USDF(folgory USD)를 발행한다.
민간 기업이 발행하는 USDT(테더), USDC와 달리 USDF는 은행 중심 발행 코인이어서, 안전성 문제나 규제 위험성이 낮아 투자자 보호 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가상자산은 변동성이 높아 지급·결제·투자 등 실생활 도입에 한계가 있었으나, USDF는 가격 안정성 확보와 더불어 은행 간 송금에 성공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USDF 컨소시엄은 향후 각종 펀드 투자, 기업 금융 등 다양한 금융 영역에서의 유용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국내 일부 시중 은행에서도 가상자산 관련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편,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 서비스 개발을 추진 중이다. 신한은행은 기업형 분산원장 솔루션 개발기업 헤데라 해시그래프와 함께 지난해 8월부터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김종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은행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금융 외 일반기업 대비 금융시스템 안정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으며, 기존 규제와 연계 적용이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이라며 "미국 USDF와 같이 국내에서도 민간은행 차원의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해 이용자가 안심할 수 있는 가상자산 거래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 과정에서 역할 충돌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에 규제가 확대될 우려는 있으나,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 편입 시 금융권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