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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비즈니스'에 꽂힌 백화점…전시·판매부터 투자까지


국내 미술품 시장 커지며 마케팅 전략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각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국내 백화점들이 그동안 집객 전략으로 꾸준히 펼쳐오던 미술품 전시사업을 확장해 미술품 판매는 물론 경매업체 지분 투자 등 '아트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아트테크'(미술품 투자)가 유행할 만큼 예술이 대중화하는 가운데 사업 확대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경쟁사와 차별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3층 갤러리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홈페이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3층 갤러리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홈페이지]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미술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가 가장 적극적으로, 최근 국내 1위 미술품 경매업체인 서울옥션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280억원을 투자, 지분 4.82%(85만6천767주)를 취득했다. 이를 통해 미술품의 안정적인 구매 능력을 확보하는 등 예술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앞서 지난해 초 회사 정관상 사업목적에 '미술품 전시·판매·중개·임대업 관련 컨설팅업'을 추가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성장이 유망한 미술품 시장 진출을 준비하며 동시에 안정적인 상품 소싱과 차별화된 아트 비즈니스를 선보이기 위해 지분 투자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1966년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갤러리를 선보였고, 업계 최초로 백화점 본사에 갤러리를 전담하는 신세계갤러리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강남점 외 본점과 센텀시티점, 대전신세계 아트앤 사이언스, 광주신세계, 대구신세계 등 6개 점포에서 미술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갤러리를 운영 중이다.

특히 2020년 강남점을 리뉴얼 오픈하며 3층 명품 매장에 갤러리를 조성해 통로와 벽, 라운지에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회화와 사진, 조각 등을 전시하고 전문 큐레이터를 둬 작품을 추천해주고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확산한 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신세계백화점 모바일 앱과 SSG닷컴 등에서도 미술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본격적인 미술품 판매를 시작한 2020년 8월부터 지난해까지 온·오프라인을 통해 소개한 미술작품 중 720여점이 판매되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유동자금이 예술투자 시장으로 유입되는 가운데 유통가의 '큰 손'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중심으로 '아트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소투(SOTWO)'를 운영하는 서울옥션블루에 따르면 국내 미술품 공동구매 시장 규모는 지난해 501억원대에 달하고 올해는 1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백화점들이 앞다퉈 마케팅 전략과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아트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도 미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8월 갤러리 전담 조직인 '아트 비즈니스실'을 신설하기도 했다. 기존에 전시 중심으로 운영하던 오프라인 갤러리를 상시 판매도 가능하도록 했다. 현재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 인천터미널점, 동탄점, 광복점, 광주점에서 갤러리를 운영 중이다. 올해 안에는 잠실점에 위치한 에비뉴엘 잠실 아트홀을 상시 판매에 특화된 공간으로 재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유명 작가의 작품을 직접 구매하고 다양한 예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롯데 갤러리관'을 오픈하기도 했다. 이에 롯데백화점의 미술품 판매는 월평균 14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판교점에서 지난 2020년부터 연 2회 '아트 뮤지엄'을 열고 있다. 예술 작품 전시는 물론 1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작품 판매를 진행하기도 했다. 킨텍스점에서도 '더아트에이치(The Art H)'를 열어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 120여점을 전시·판매했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미술 전시의 횟수와 공간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예술 마케팅 효과를 보고 있다. 압구정 갤러리아명품관은 지난해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했는데, 특히 연간 2천만원 이상 구입하는 VIP 매출이 전년보다 50% 가까이 늘었고, 전체 명품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에 달했다.

갤러리아는 명품관 리뉴얼 효과도 있지만, 이와 함께 VIP 마케팅 전략으로 예술 관련 콘텐츠를 선보인 것도 매출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갤러리아는 강남구청과 손잡고 갤러리아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10여 개 갤러리와 협업해 미술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등 예술 및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선보였다. 가나아트와 협력 마케팅으로 VIP 고객들의 집을 방문해 집 인테리어에 어울리는 미술품을 제안하는 홈 아트워크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 갤러리아는 향후에도 VIP 고객을 타겟으로 미술작품 콘텐츠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 전시 갤러리를 운영한 것은 꽤 오래됐는데, 최근에 유통채널 확대와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오프라인 매장의 차별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미술 작품이 하나의 프리미엄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근 예술작품에 대한 소비가 단순 관람에서 소유로 트렌드가 변화고 있다"며 "'아트 슈머(Art+Consumer)' 고객이 늘어나면서 백화점들도 마케팅 차원에서 나아가 새로운 비즈니스로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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