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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매직? 나는 분위기만, 나머지는 선수들이"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나는 할 수 있는 분위기만 만들어 줬지요."

'김호철 매직'이라는 말을 들은 IBK기업은행 사령탑은 손사래를 쳤다. 자신은 선수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만 만들어줬을 뿐 연승은 선수들이 만든 결과라고 공을 돌렸다.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IBK기업은행은 2일 경기도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2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홈경기에서 도로공사에 세트 스코어 3-1(27-25 25-14 17-25 25-21)로 이겼다.

이날 경기전까지 도로공사에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하고 4패를 당했던 IBK기업은행은 연휴에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승리라는 최고의 설날 선물을 선사했다.

KGC인삼공사와의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해 시즌 첫 연승에 성공했던 IBK기업은행은 도로공사를 제물로 3연승을 내달렸다.

"정말 힘들다"고 고개를 저으며 말문을 연 김호철 감독은 3라운드에서 도로공사에 역전패를 당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2-0으로 앞서다 3-2로 역전패 했다. 오늘도 그날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라며 "4세트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강한 어조로 지시했는데 그 부분이 통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전했다.

랠리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수비가 빛났다. 분석을 통한 상대 공격 길목을 차단하는 모습도 좋았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준비한 대로 잘 움직여줬다. 다만 3세트에서는 집중력이 떨어지다 보니 반 박자 늦게 움직이는 부분이 있었다"라며 "아직은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을 때 선수들 스스로 일어나는 힘이 다소 부족한 것 같다. 선수들과 소통을 통해 보완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매번 강조하는 소통은 이날 경기에서 단연 돋보였다. 4세트 승부처 작전 타임 때 통역을 거치지 않고 외국인 선수 달리 산타나(등록명 산타나)에게 직접 지시하는 모습이 화제였다.

이탈리아 무대에서 선수와 지도자로 오랜 기간을 보냈기에 가능했다.

김 감독은 "급하면 가끔 통역 없이 산타나와 대화를 한다"라며 "공격과 수비에 대해 얘기했다. 너무 강하게 때리려 해서 스윙이 내려온다는 점과 블로킹 사이를 보고 때리라고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이 리베로 신연경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이 리베로 신연경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선수단 내홍으로 흔들렸던 IBK기업은행. 김 감독은 소방수로 팀에 합류했고 쉽지 않아 보였던 3연승까지 성공했다. '김호철 매직'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김호철 매직은)아닌 것 같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을 때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게 내가 이 팀에 부임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라며 "나는 선수들이 할 수 있는 분위기만 만들어줬다. 나머지는 선수들 스스로가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선수들이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까지 팀이 내몰렸다. 이들이 뛸 수 있는 공간만 만들어주자고 생각했다"라며 "고참들이 열심히 해주고 동생들이 따라주다 보니 팀이 이제야 제대로 가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IBK기업은행은 오는 6일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4연승에 도전한다.

김 감독은 "광주에서 페퍼저축은행에 일격을 당했기 때문에 더 신경 써서 준비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팬들에게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화성=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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