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3월 나란히 새로운 리더십을 맞아들이는 가운데, 상반기 중 신사옥을 새로 공개할 예정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3월 이후, 카카오는 5월 신사옥이 문을 연다. 네이버는 현재 본사인 분당 '그린팩토리' 옆에 제2사옥이 들어설 예정이다. 카카오는 판교역 인근 판교 알파돔시티 6-1 블록에 계열사들이 집결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제2사옥을 미래 기술의 테스트베드로 구상하고 있다. 전세계 최초 '로봇 친화 빌딩'을 표방하며 수십대에 달하는 로봇이 사옥 곳곳을 오가며 사람들과 어우러질 것을 예고했다.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로봇 전용 통로 등 로봇을 위한 다양한 공간이 마련되며 사람을 배려하는 로봇 주행, 다수 로봇의 이동 상황을 고려하는 로봇 제어, 사고 방지 기술, 5G 특화망을 통한 초저지연 통신과 제어 등 기술적 요소도 반영된다.
특히 네이버의 메타버스 비전인 '아크버스'가 처음 구체화되는 곳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크버스'는 네이버랩스의 인공지능(AI)·로봇·클라우드·디지털 트윈·5G(5세대 이동통신)·자율주행·증강현실(AR) 등 다양한 기술을 융합해 현실과 디지털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생태계를 일컫는다.
네이버는 지난 27일 2021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 제2사옥과 세종시에 구축 중인 데이터센터 '각'에 아크버스가 가장 먼저 적용될 예정"이라며 "현실 세계와 똑같은 디지털 세계를 구축하고 상호 연동해 서비스 로봇, 자율주행 모빌리티, AR·가상현실(VR), 스마트시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제2사옥은 스타트업들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스타트업 입주 공간을 별도로 마련, 네이버와의 접점을 늘려 시너지 효과를 모색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랩스 등 일부 조직은 먼저 이동을 완료한 상태이며 앞으로 네이버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 네이버와 협력하는 외부 파트너 등도 입주할 계획"이라며 "중소상공인(SME), 창작자 등을 위한 전용 공간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오는 5월 신사옥 이전을 단행한다. 현재 카카오와 카카오 계열사들의 사무실은 판교 일대에 제각기 흩어져 있다. 회사 규모에 비해 내부 공간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판교 곳곳에 둥지를 틀었는데, 신축 건물 한 채를 모두 임차해 카카오 공동체 다수를 들이겠다는 방침이다. 임차 기간은 오는 5월 1일부터 2032년 4월 30일까지 10년간이다.
카카오의 본사는 제주도에 있다.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이뤄진 제주 사옥의 경우 일부 개발자 등 카카오 본사 소속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다만 카카오 다른 계열사들의 본사는 대부분 판교다. 이 때문에 카카오 주요 자회사들이 신사옥 입주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일부 자회사들은 신사옥 입주를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페이 등 자회사들의 잇따른 논란 속 홍역을 치르고 있는 카카오는 사옥 이전·통합을 계기로 카카오 공동체 간 협업 시너지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미 카카오는 이달 초 기존 공동체컨센서스센터를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로 확대 개편했다. 또 CAC 신임 대표로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를 선임하며 본격적인 카카오 계열사들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나란히 신사옥을 맞아들이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공교롭게 올해 3월을 기점으로 새로운 대표 체제를 맞이하게 된다. 네이버는 기존 한성숙 대표가 물러나고 80년대생인 최수연 대표 내정자가 취임할 예정이며, 카카오는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가 모두 퇴임하고 그 뒤를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 등을 거친 남궁훈 대표 내정자가 잇는다.
양사 모두 지난해 나란히 '성장통'을 겪었다. 네이버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한 직원의 극단적 선택이 폐쇄적인 기업 문화 전반에 대한 경영진 책임론으로 이어졌다. 카카오 역시 골목상권 침해, 무리한 수수료 인상, 경영진들의 도덕적 해이 등이 한꺼번에 불거지며 기업 이미지가 크게 추락하는 시련을 겪었다.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에도 그만큼 따가운 시선들이 쏟아졌던 한 해였다.
신사옥 이전은 물론 새로운 리더십까지 맞아들이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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