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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이탈에 거래대금 '반토막'…증권사 실적도 '흐림'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성 위축 전망…"사업다각화 수준 높여야"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지난해 말부터 국내외 증시가 크게 흔들리면서 증권사들의 실적 성장세도 꺾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동학개미'로 일컬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의 이탈과 함께 주식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지 못한 중소형 증권사는 더욱 실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 기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7천497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사진=정소희 기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 기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7천497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사진=정소희 기자]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천371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분기(3천972억원) 대비 40.31% 감소한 수치다. 삼성증권(-43.40%), NH투자증권(-24.43%), 키움증권(-26.61%) 등도 전분기 대비 큰 폭의 실적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금리인하와 재정정책으로 주식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게 공급되자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은 덩달아 급증했다. 증시 활황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된 영향이다. 이에 지난해 증권사들은 역대급 실적 행진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에 따른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상승 등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성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들어 지속적인 하락장이 연출되자 개인투자자들의 이탈로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 기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7천49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26조4천778억원), 2월(19조954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난 셈이다. 이후 3월부터 9월까지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평균 15조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4분기 들어서는 11조원 수준으로 주저 앉았다.

윤재성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1월 이후 주식 거래대금 규모가 점차 줄어들고 3분기 이후 신용융자 규모도 감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 대비 올해 주식 거래대금 규모는 축소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지난 2020부터 작년까지 증권사 수익성을 높였던 주요 요인인 위탁매매 부문의 실적은 저하될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금리상승이 가속화함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83% 감소한 3천402억원으로 추정된다. 삼성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3천993억원) 대비 29.5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도 전년동기대비 각각 27.72%, 28.3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등 사업 다각화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윤 수석연구원은 "올해 증권업의 산업 환경 지표들은 전년대비 저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유동성 공급정책이 축소되고 금리인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위탁매매부문 확대로 우수한 실적을 보였던 증권사의 영업환경은 향후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대형사의 경우 사업다변화 수준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탁매매 부문의 실적 저하가 재무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며 "중형사의 경우 2020년까지 수탁수수료 확대에 따른 수혜로 지난해에 들어서는 수탁수수료 외 타 수수료수익 비중도 확대돼 위탁매매 부문의 축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여전히 금리상승 폭에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다각화 수준이 낮은 일부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자기매매를 통한 수익비중이 높아 이익변동성이 크고 채권보유액이 많은 증권사들은 금리상승에 따른 실적저하가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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