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지희 기자] 한 여고생이 군 장병에게 조롱하는 듯한 위문편지를 보내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위문편지를 금지해달라는 청원이 12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2일 '여자 고등학교에서 강요하는 위문 편지 금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14일 오전 기준 12만2천559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미성년자에 불과한 여학생들이 성인 남성을 위로 한다는 편지를 억지로 쓴다는 것이 얼마나 부적절한지 잘 아실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번에 위문편지가 강요된 여고학생들에게 배포된 주의점에는 명확하게 '개인정보를 노출시키면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음'이라고 적혔다"며 "편지를 쓴 학생에게 어떤 위해가 가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위문 편지를 써야 한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에도 '미성년자에게 위문편지를 강요하는 행위를 멈춰주세요'라는 글이 지난 12일 올라와 이날 오전 2만3천777명의 동의를 얻었다.
해당 청원인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수십년 전에 없어진 위문편지 강요 문화가 2022년인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건 굉장히 구태적인 일이고 즉각 폐지돼야 할 일"이라며 "미성년자가 성인을 '위문' 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 11일 '군복무 중 받은 위문편지'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한 장의 편지가 담긴 사진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 편지에서 자신을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라고 밝힌 A양은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니냐. 저도 이제 고3인데 이딴 행사에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시라"면서 "파이팅.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시라"고 말해 일각에서는 받는 이를 조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에 휩싸이자 A양이 재학 중인 학교 측은 "일부의 부적절한 표현으로 행사의 본래 취지와 의미가 심하게 왜곡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향후 어떠한 행사에서도 국군 장병에 대한 감사와 통일 안보의 중요성 인식이라는 본래의 취지와 목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유지희 기자(y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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