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업가 정용진' 정치에 이용 말라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사업하는 집에 태어나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이다. 진로 고민 없으니 정치 운운 마시라" 자신의 '멸공' 발언이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멸공 논란에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이 연일 주목 받는다. 그의 '멸공선언'은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에까지 보도됐고, 신세계그룹 주가는 '휘청'였다. 그룹 구성원들도 회사가 '위기'에 빠지자 정 부회장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사내 분위기까지 뒤숭숭하다.

[사진=조은수 기자]

정용진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활동은 '재벌가 오너'가 대중과 격 없이 소통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박수와 응원을 받아야 하는 일이다.

다만 정 부회장의 '실수'는 대선 정국인 현 시점상 '멸공'이란 단어가 정치인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멸공 발언이 나오자 일부 보수 정치인들은 즉시 이를 정치 쟁점화 했고, 선거철이면 부는 '색깔론'의 불쏘시개로 사용하려 들었다.

반대편에서는 그를 '관종'이라며 깎아 내리는가 하면, 과거사를 들춰내 '망신주기'까지 이뤄졌다. 일부 인사는 신세계와 이마트, 스타벅스 등에 대한 불매운동을 부추긴다.

기업인의 '실언'을 이용하는 정치인들의 태도가 불편하다.

정 부회장 말처럼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자유'를 가져야 하며,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자유민주주의고 헌법상 표현의 자유다.

하지만 정용진 부회장은 개인이 아닌 기업 오너이기에 말 한마디에도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정 부회장의 행동이 경솔했다는 점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소 늦었지만 그가 "내 일상의 언어가 정치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까지 계산하는 감, 내 갓 끈을 어디서 매야하는지 눈치 빠르게 알아야하는 센스가 사업가의 자질이라면…함양할 것"이라면서, 측근에게 "더 이상 정치적 논란이 일지 않게 '멸공'을 외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기업은 정치와 '불가근불가원' 해야 한다. 알아도 모르는 척, 봐도 못 본 척해야 하는 것이 수만 명 직원의 생계를 책임진 그룹 오너의 자세다.

정치권에서도 더 이상 한 기업인의 실수를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일을 멈추자. 기업인은 경영을, 정치인은 정치에만 집중 할 때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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