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하림'의 더(The) 미식 장인라면 출시를 이끌었던 윤석춘 대표이사가 사임한 것으로 알려지며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은 지난달 31일 윤석춘 대표이사가 사임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하림의 대표이사 체제는 '김홍국, 박길연, 윤석춘' 3인 각자대표 체제에서 '김홍국, 박길연' 2인 체제로 바뀌게 됐다.
윤 대표는 하림의 첫 번째 라면 The미식 장인라면 출시를 이끈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10월14일 라면 출시 행사장에서 "라면을 요리로 격상시키고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미식의 세계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빨간 국물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닭 육수를 기반으로 한 하얀국물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꼬꼬면의 경우 닭육수 맛을 흉내낸 분말스프라면 장인라면은 진짜 닭육수가 46% 들어간 액상스프로 더 깊고 진한 국물 맛이 특징"이라고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제품임을 강조한 바 있다.
윤 대표이사 사임 이유에 대해 하림 측은 '개인 상의 이유'라고 설명하지만 업계에서는 장인라면에 대한 초기의 부정적 반응과 관계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림그룹은 업계에선 한 번 임원에 오르면 임기 없이 정년까지 보장되는 곳으로 유명했기 때문에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하림 라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낸 게시물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클리앙'에서는 지난해 11월 24일까지 장인라면에 대한 긍정적인 게시물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해당 커뮤니티에서 '장인라면'으로 검색하면 '국에다 고추장 넣은 느낌. 면발도 그저 그렇고 약간 기대를 했는데 아쉽다', '2천800원이라니, 사악한 가격인데 차라리 딴 거 먹겠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부정적인 의견의 대표적인 내용은 가격에 합당한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소비자 의견 중에는 '하위호환'(낮은 가격대의 대체품)이 많은데 굳이 이 라면을 택할 이유를 못 찾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런 여론과는 다르게 하림 측은 "초기 한 달 판매량 돌풍이 심상치 않다"라며 자평하는 분위기지만 업계는 기뻐할 수준은 아니라고 꼬집었다.
라면업계 한 관계자는 "톱클래스급 전지현, 김연아의 광고비는 1년 약 10억원 수준인데 이정재의 현재 가치를 생각하면 거의 톱클래스급으로 보인다"며 "초기 하림이 광고비를 쏟아부은 것을 감안하면 판매량은 오뚜기 '참깨라면'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실제 하림의 초기 한달 판매량은 참깨라면과 비슷한 300만개 수준이다. 하지만 참깨라면은 광고·마케팅 없이 그 정도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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