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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확인 계좌'가 가상자산 발전 '발목'…정보 비대칭성·과세 해결도 과제


한국핀테크학회 등 '가상자산 산업 20대 대선 아젠다, 무엇인가' 포럼

[아이뉴스24 김태환 기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를 발급받는 것이 가상자산(암호화폐) 산업 발전을 막을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금법의 배경이 되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권고안과 국제규격에 없는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다.

가상자산에 대한 정보가 특정군에만 편향된 '비대칭성'이 나타나 정보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과, 과세 부문에서도 '기타소득'으로 취급하지 말고 '금융자산(FVPL)'의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가상자산 산업 20대 대선 아젠다, 무엇인가' 포럼에서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

◆ 특금법 기반되는 FATF에 '실명계좌' 항목 없어…"국내 거래소 갈라파고스화 우려"

16일 한국핀테크학회와 민형배·조명희 국회의원은 한국조세정책학회, 블록체인포럼,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 국회 디지털경제연구회와 공동으로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가상자산 산업 20대 대선 아젠다, 무엇인가' 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발표를 맡은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장(고려대 특임교수)는 "20대 대통령 후보들은 향후 5년간 한국이 가상자산, 디지털 자산을 활용해 디지털 금융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금융산업 후진국인 한국을 디지털 월스트리트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형중 교수는 실명확인계좌를 특금법에 포함시키는 것이 과도한 규제라고 꼬집었다. 특금법의 도입 취지였던 FATF에서는 실명확인 계좌와 관련된 내용이 없다. 특금법 설계 당시 금융당국은 일부 거래소에서 운용 중이던 집금계좌(벌집계좌) 문제를 해결하고, 자금세탁 관련해 노하우가 많은 은행에게 일임하기 위해 실명확인 계좌를 의무를 부과했다.

김 교수는 "FATF도 모르는 실명확인계좌를 특금법에 포함시켜 애꿎게 법률적 충돌이 발생했다"면서 "실명확인계좌 조항 때문에 한국의 원화마켓 거래소들에 외국인들이 참여하지 못해 국내 거래소가 갈라파고스처럼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금법과 정보통신망법의 충돌로 신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현실들을 감안해 시급히 특금법을 원포인트 개정하라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2018년 벤처특별법 개정에 의해 가상자산 사업자를 벤처업종에서 제외했다"면서 "올해 42개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힘들게 신고를 마쳐 제도권에 진입했지만 여전히 벤처기업 지정을 받을 수 없다"면서 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강조했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가상자산 산업 제도화 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 가상자산이 위험자산이 된 이유는 바로 정보 비대칭에서 오는 큰 변동성 때문"이라며 "2017년 9월 이후 정부가 가상자산을 투기대상으로 보고 일체의 소비자 보호를 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구 변호사는 "정부는 2017년 9월 가상자산을 통화도 화폐도 금융투자상품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후 비금융자산의 전자상거래 소비자의 보호를 중단한 채 시세조종 세력들이 변동성을 극대화하는데도 수년간 이를 단속하지 않았다"면서 "그 결과 가상자산은 투기자산이라는 등식이 성립해 2020년 특금법에서 신고제 도입이라는 강경한 대응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구 변호사는 이어 "가상자산의 변동성 억제를 위해 프랑스 PACTE법과 같이 코인공개(ICO)의 절차와 공개할 정보를 자율 규제하도록 정부가 후원하는 방식을 제안한다"면서 "정부는 가상자산 가치평가 업체들이 가상자산의 실체를 정확히 평가해 공개하고 거래소들이 시세조종 행위를 자율규제하도록 후원하면, 가상자산거래가 안정화되어 정부가 크게 개입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은 '가상자산 산업과 과세 정책' 주제 발표를 통해 가상자산을 지금처럼 '무형자산'이 아니라 '금융자산'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상자산의 용도와 실체가 금융자산과 유사하고, 실제 회계처리에서도 자산으로 인정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오 회장은 "지난 10월13일 개최된 한중일 국제회계기준 제정회의에서 일본 측이 가상자산을 금융자산으로 처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제안에 우리나라가 동의했다"면서 "회계기준에서 무형자산이 아닌 금융자산으로 분류될 수 있도록 회계기준 개정을 위해 관계 당국과의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kimth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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