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부인 리스크'가 석 달도 채 남지 않은 대선 정국을 흔들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김씨의 공식석상 등판 시점도 당장 불투명하게 됐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 채용을 위한 지원서에 2002년 3월부터 3년 동안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 경력을 기재했지만 협회는 2004년 4월 설립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허위 경력 의혹이 제기됐다. 또 지원서에 기재된 2004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수상 경력 등도 김씨 이름으로 응모된 출품작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 후보 측은 전날(14일) 입장문에서 김씨가 한국게임산업협회 결성 초 기획이사 직함으로 무보수 '비상근 자문 활동'을 했다며 지원서 작성 과정에서 재직 기간을 착오했다고 해명했다. 수상 경력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김씨가 회사의 부사장으로서 출품 작품 제작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이유를 대며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김씨의 도덕성을 겨냥한 총공세에 나섰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은 대통령 부인에 굉장히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가져왔다"며 "김씨가 퍼스트레이디가 된다면 국민은 그분을 보고 무엇을 생각하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청년들은 허위 이력서 작성법을 배워야 하는 게 아닌지 생각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정성호 민주당 총괄특보단장은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은 기본적으로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가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특히 도덕적 측면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며 "당선된다고 하면 후보의 배우자는 후보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배우자를 바라보는 많은 눈이 있기 때문에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하고 국민이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본인이 나와야 한다"며 해당 의혹에 대한 김씨 본인의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김씨의 등판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다만 김씨의 공식석상 등장은 더 이상의 신상 논란이나 의혹이 증폭되지 않도록 관련 준비나 사전 입장 조율 과정 등을 마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씨가) 후보 부인이니 언젠가는 등장할 것"이라며 "어느 시기에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의혹에 대해서는 "우리가 대통령을 뽑는 거지 대통령 부인을 뽑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배우자가 아예 안 나올 수는 없는 일이다. 꼭 나와야 한다는 의무는 없지만 국민은 대통령과 영부인이 나란히 있는 그림을 많이 상상한다. 전혀 안 나오는 것도 지적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언제 나올지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해명은 가급적 공식 조직에서 하되 본인이 내부 조율을 거쳐 직접 해명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일로 인해 배우자 보호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거세질 것"이라며 "누군가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은 부인 리스크를 부각하고 싶으니 계속 등판하라는 건데 거기에 응할 이유는 없다"며 "지금 선대위에서 입장문을 통해 반박하고 있다. 당분간 그런 식으로 건조하게 대응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씨의 등판에 대해서는 "나올 때 나오더라도 본인이 준비가 됐을 때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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