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20대 대선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등 거대양당 후보의 견고한 2강 구도로 전개되면서 안철수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김동연 새로운물결(가칭) 대선후보 등 일명 '제3지대 후보'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내년 3·9 대선까지 86일 남은 가운데 제3지대 후보들이 대선판을 잠식한 양당 카르텔에 밀려 미풍에 그칠지, 새 아젠다 제시나 극적 연대 등으로 지지율 반등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성인남녀 1천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윤 후보·이 후보는 각각 42%·40.6%를 기록했다. 안 후보 2.8%, 심 후보 2.6%, 김 후보 1.2% 순이었다. (95% 신뢰수준·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선이 임박할수록 국민의힘의 정권교체, 더불어민주당의 정권재창출 등 진영대결로 유권자 표심이 쏠리면서 군소 후보들이 지지세 확보에 고전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 보니 '3약' 성적표에서 벗어나기 위한 제3지대 후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안 후보는 강점으로 거론되는 과학기술 전문성을 부각하는 한편 청년층 구애 행보 등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안 후보는 지난달(11월) 4일 5개 분야 초격차 과학기술을 육성, 이를 바탕으로 5개의 삼성전자급 글로벌 기업을 5개 만들어 G5에 진입하겠다는 일명 '5-5-5 전략' 발표를 시작으로 과학기술 행보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지난 7일에는 '혁신형 SMR(중소형 모듈 원전)' 국책사업 추진을 약속하며 5-5-5 공약 구체화에 나섰다.
지난 5일에는 자신의 청년공약을 검증할 '청년내각'을 출범했다. '청년내각'은 공정교육부·안심주거부·미래일자리부 등으로 구성되며, 당내 청년 인재 양성프로그램에서 활동한 청년들이 임명됐다. 전날(12일)에는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와 탄소중립 방안을 논의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정책 발표를 하나씩 하고 있지만 아직 국민의 기대감을 폭발시키지 못했다는 생각"이라며 "대책이라면 국민께 안철수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밖에 없다. 국민 마음에 울림이 있는 행보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이른바 '심상찮은 6411버스'를 통한 민생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후보의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는 지난 7일 관련 기자회견에서 "34년 기득권 정치를 무너뜨릴 뜨거운 민심 에너지를 싣고 오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지난 7일 '심상찮은 6411버스' 출정식 이후 첫 행선지로 고(故) 김용균 3주기 태안화력발전소 현장 추모제를 찾고 관련 노조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튿날인 8일에는 전남 여수의 남해화학 해고노동자 농성장·순천 팔마 장애인자립지원생활센터에 방문해 기존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에 따른 청년 기회손실 대책도 내놨다. 심 후보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졸업생 무상 취업교육 ▲저소득층 생계비 대출이자 전액 지원 ▲청년 심리치료 지원 등을 공약했다.
정호진 정의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선거는 왕도가 없다. 어느 정도로 진정성 있게 국민에 다가가느냐와 민생을 살피는 정책 공약과 비전을 제시하는지가 관건"이라며 "꾸준하게 정책 공약과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는 심 후보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지지율 반등 모멘텀을 만들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안 후보와 심 후보는 지난 6일 양자 회동을 통해 결선투표제·연금개혁과 양당 대선후보를 둘러싼 대장동·고발사주 의혹 관련 쌍특검 추진에 공감대를 모으기도 했다. 다만 이들은 정책적 공조일 뿐 후보 단일화나 선거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김 후보는 창준위 단계인 새로운물결(가칭) 창당을 이달 내 목표로 추진 중이다. 새로운물결은 지난 6일 경기도당 창당대회를 기점으로 5개 시도당 창당을 마치면서 창당을 위한 법적 요건을 갖췄다.
김 후보는 지난 7일 인공지능(AI) 대변인 '에이디'를 인재영입 1호로 발표하면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김 후보는 당시 "우리는 선거 캠페인도 과학기술에 기반한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한다"며 "'에이디'는 기존의 선거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시도"라고 자평했다.
송문희 새로운물결(가칭) 대변인은 "안철수·심상정 후보가 (제3지대에서) 중심을 갖고 있었다면 제3지대도 부각됐을 텐데, 그들도 기득권의 축이었다보니 관심이 양당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급속도로 창당하는 상황이고, 전국조직화가 되면 열기가 더 올라올 것"이라며 "(다른 후보들과) 토론 기회가 주어지면 김 후보의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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