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고객 바라기' 구광모, 젊은인재 전진배치 '뉴 LG' 구축


성과·미래 기반해 회장 취임 후 최대규모 인사단행…'안정·혁신' 앞세워 핀셋 인사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내년 취임 5년 차를 앞둔 구광모 회장이 '안정 속 혁신'을 앞세워 새로운 인재들을 LG그룹 주요 계열사에 전면 배치했다. 취임 후 매년 '실용주의'와 '신상필벌'을 앞세워 인력 재배치에 힘써왔던 구 회장은 이번에 젊은 인재들을 대거 임원으로 발탁해 '구광모호(號)' 2기의 출범의 시작을 알렸다. 전체 승진 규모도 취임 후 역대 최대 규모로, 이번 인사를 통해 고객 가치와 미래 준비를 중심으로 한 '뉴 LG' 비전의 기틀을 마련해나간다는 각오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그룹]

LG는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통해 2022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임원 인사는 지난 2018년 구 회장 취임 이후 실시한 4번의 임원 인사 가운데 최대 규모인 132명의 신임 상무를 대거 발탁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는 올해 양호한 성과를 기반으로 잠재력과 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재를 과감히 기용해 '고객 가치'와 '미래 준비'를 도전적으로 실행하고자 하는 구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또 상무층을 두텁게 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사업가를 육성하고 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도 읽힌다.

◆ 구광모 회장 체제 후 승진 규모 역대 최대…'핀셋 인사' 눈길

전체 승진 규모도 179명으로, 구 회장 취임 후 최대 규모다. CEO 및 사업본부장급 5명 발탁을 포함하면 총 인사규모는 181명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다. 지난해에는 상무 승진 118명, 전체 승진 규모 169명 등 총 임원 인사 규모가 172명이었다.

또 ㈜LG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을, LG전자 CEO로 조주완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을 각각 부회장과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일부 최고경영진의 변화를 꾀한 것이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는 성과와 경륜을 고려해 대부분의 주력 계열사 CEO를 유임토록 하는 핀셋인사로 '안정과 혁신'을 동시에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LG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와 공급망 리스크 등으로 인한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성과를 창출하면서도 연륜과 경험을 갖춘 기존 경영진에게 신뢰를 보내 지속성장의 기반을 탄탄히 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겼다"며 "역량을 갖춘 리더에게는 새로운 중책을 맡겨 미래준비와 변화를 가속화하고자 하는 포석도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권봉석 (주)LG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CEO [사진=LG전자]

이번 인사는 구 회장이 최근 계열사 CEO들과 진행한 사장단 워크샵과 사업보고회 등을 통해 "그 동안 흔들림 없이 추진해 온 고객가치 경영에 더욱 집중해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질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변화를 주도할 실질적인 실행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인재를 적극 육성·확보해 미래준비에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또 이번 인사에선 LG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신규 임원 중 40대는 82명으로 62%를 차지한다. 전체 임원 가운데 1970년대생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41%에서 올해 말 기준 52%로 절반을 넘어섰다.

최연소 임원은 올해 41세인 1980년생 신정은 LG전자 상무로, 차량용 5G 텔레매틱스 선행개발을 통한 신규 수주 기여 성과를 인정받아 발탁 승진했다.

더불어 LG는 ㈜LG COO 및 LG전자 CEO를 신규 선임하는 한편, 대부분 주력 계열사 CEO를 재신임해 변화와 안정을 동시에 고려한 최고경영진 라인업을 구축했다.

특히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LG COO에 선임됨으로써 LG그룹 내에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4인 부회장 체제가 완성됐다.

권봉석 부회장은 지난 1987년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 이후 전략, 상품기획, 해외사업 등 사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두루 경험한 전문 경영인으로, 지난 2014년 ㈜LG 시너지팀장을 맡아 그룹 전체 사업을 아우르며 성장동력 발굴을 주도했다. 이후 2015년 LG전자 HE사업본부장, 2020년부터 LG전자 대표이사 CEO로 재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OLED TV 대세화를 앞당기고 가전사업 1등 지위를 확고히 했다.

이번에는 신임 ㈜LG COO로 선임되면서 앞으로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LG의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미래준비를 강화하는 등 지주회사 운영과 구 회장의 보좌 역할에 주력하게 될 예정이다. 더불어 계열사간 시너지를 높이고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는 등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실질적 실행력을 강화하는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LG그룹 관계자는 "권 부회장은 전장사업 육성 등 선택과 집중,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해 LG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며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구 회장의 경영 철학에 부합하는 적임자로 손꼽힌다"고 말했다.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이에 ㈜LG는 내년 1월 7일 권봉석 부회장의 ㈜LG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실시키로 했다.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논의하는 절차도 진행될 예정이다.

또 ㈜LG는 미래 신규사업 발굴과 투자 등을 담당할 경영전략부문과 지주회사 운영 전반 및 경영관리 체계 고도화 역할을 수행할 경영지원부문을 신설해 각 계열사가 고객 가치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LG CFO인 하범종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주)LG CFO 겸 경영지원부문장을 맡게 됐다. 지주회사 팀장들은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의 젊은 임원들을 중용해 참모진 세대교체를 통한 구 회장의 리더십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 부회장이 떠난 LG전자 CEO 자리는 최고전략책임자(CSO) 조주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선임됐다. 조 사장은 LG에 몸담은 34년 중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감각을 익혀왔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선제 대응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또 조 사장은 북미지역 대표 재임 때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3억6천만 달러를 투자해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세탁기 공장 설립을 이끈 인물로도 유명하다.

LG전자 관계자는 "조 사장은 해외 주요 전략 시장을 두루 거치며 사업 역량을 쌓아왔다"며 "최근 2년간 CSO를 맡으며 회사의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 가치·미래 준비' 방점…女·외부인재 영입 확대

LG는 이번 인사에서 고객가치 중심 경영 가속화, 디지털혁신 및 기술리더십 강화 등 지속 성장 관점에서 사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인재도 적극 발탁했다.

특히 고객경험 데이터에 기반한 인사이트를 발굴해 사업에 기여한 LG전자 권혁진 LSR(Life Soft Research) 연구소장을 상무로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또 고객에 대한 집요함을 바탕으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한 인재 10명도 이번에 승진자 명단에 올랐다. 이들은 디자인, 상품기획, 트렌드, 고객접점 등 분야에서 고객가치 실천을 체질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그룹]

또 신성장 사업 육성 등 미래 준비를 위해 신기술 개발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R&D 및 엔지니어 분야 인재도 중용했다. 특히 LG전자는 최고기술책임자(CTO)로 50세의 김병훈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해 기술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선행기술 개발과 개방형 혁신에 속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치열해지는 기업의 생존 경쟁 속에서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AI, 빅데이터 등 DX(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혁신을 주도할 인재와 생산, 구매, SCM 등 오퍼레이션 영역의 전문성을 갖춘 리더들도 승진했다. 특히 지난해 말 출범한 LG AI연구원의 배경훈 원장은 우수 인재 확보 및 초거대 AI 등 기술 혁신 성과를 인정 받아 상무 승진 3년 만에 전무로 발탁 승진해 주목 받았다.

이와 함께 고객가치 실천을 위한 사업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품질과 안전환경 분야의 중요성을 반영해 이들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인재 10명을 중용했다. LG화학에는 최고안전환경책임자(CSEO) 부문을 신설하고, LG에너지솔루션에 최고품질책임자(CQO) 부문을 신설하는 등 C레벨로 조직을 격상시켜 위상을 강화했다. 이는 내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LG는 이번 인사에서 고객가치 중심 경영 가속화, 디지털혁신 및 기술리더십 강화 등 지속 성장 관점에서 사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인재를 적극 발탁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여성과 외부영입 인재 중용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LG는 이번에 여성 전무 1명 승진, 신규 상무 8명 선임 등 9명이 승진하며 여성임원 중용 기조를 유지했다. 이로써 LG 전체 임원 중 여성임원 비중은 2018년 말 3.5%(29명)에서 2021년 말 6.2%(55명)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또 LG는 외부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올 한 해 동안 영입된 외부 인재는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 온라인사업담당 전무로 온 데이비드강 전 스페이스브랜드 글로벌마케팅 부사장 등을 포함해 총 28명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이는 나이, 성별, 직종에 관계없이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수혈해 부족한 전문역량을 보완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외부 기술과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여성 임원의 경우 전략∙마케팅∙R&D∙생산 등 다양한 직무에서 승진하며 여성 인재에 대한 동기부여와 조직의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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