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전통 패션업체들이 온라인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주요 소비 채널이 온라인으로 넘어가자 기존의 운영 방식에 한계를 느낀 탓으로 자사몰을 앞세워 차별화된 콘텐츠와 마케팅으로 MZ(밀레니얼+Z)세대 발걸음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2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의류 소비가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패션 시장은 고성장을 이뤘다. 패션 내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38%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간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해온 전통 패션업계도 변화를 택했다. 자사몰 경쟁력 강화와 콘텐츠 커머스에 힘을 주며 성장하는 온라인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온·오프라인 영업 조직을 영업 본부로 통합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자사몰 'SSF샵'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MZ세대가 즐겨 찾는 다양한 브랜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미와 르메르 등 수입 브랜드는 물론, 신진 디자이너·라이프스타일·뷰티·골프 등의 브랜드 입점도 지속해서 추진하며 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디지털 콘텐츠 강화에도 힘쓰며 MZ세대와의 접점도 넓혀가고 있다. SSF샵 공식 유튜브 채널인 '세사패(세상이 사랑하는 패션) TV'를 통해 패션과 관련한 예능 콘텐츠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그 결과 지난 10월 말을 기준으로 SSF샵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세사패 TV 구독자 수 또한 10만명을 넘어섰다.
LF는 올 3분기 매출 3천86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영업이익 또한 223억원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LF몰의 성장이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LF몰의 거래액은 6천억원에 달한다.
LF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브랜드인 마에스트로, 헤지스, 닥스 등을 MZ세대 트렌드에 맞춘 온라인 전용 라인을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자사 브랜드만을 고집하지 않고 MZ세대들이 선호하는 해외 브랜드 또한 대거 유치했다. 지난해에는 V커머스 부서를 신설하고 라이브 방송과 디지털 콘텐츠로 소비자와의 소통을 늘려나가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기업 한섬은 콘텐츠 커머스에 주력하고 있다. 스토리와 흥미 요소를 부각시킨 영상 콘텐츠를 통해 기업의 팬덤을 형성하는 '브랜디드 콘텐츠' 전략의 일환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자사 유튜브 채널인 '푸쳐핸썸'을 통해 웹드라마 '바이트 씨스터즈'를 선보였다. CJ ENM과 공동으로 기획 제작한 이 드라마는 총 10부작으로, 기업명이나 로고, 브랜드 등을 일체 노출하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섬 관계자는 "MZ세대는 인위적이고 직간접적인 광고를 싫어한다"며 "기업명이나 브랜드 노출 없이 주요 브랜드의 디자인 등을 자연스럽게 드라마에 녹여내 이를 시청하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갖도록 콘텐츠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한섬은 이 같은 전략으로 자연스럽게 MZ세대들의 자사몰 유입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효과 또한 상당하다. 앞서 한섬은 지난해 11월 총 8부작으로 제작한 웹드라마 공개를 통해 누적 조회수 450만뷰를 달성했고, 전체 조회수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방영 전 33.8%에서 방영 후 62.4%로 두 배 가량 급증했다.
드라마에 노출된 제품 판매도 늘어나며 드라마 방영 기간 더한섬닷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5% 늘었다. 이 중 MZ세대 구매액은 14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섬 관계자는 "자사의 아이덴티티와 가치를 표현하기 위한 브랜디드 콘텐츠를 지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라며 "MZ세대와의 소통을 통해 자사의 팬덤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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