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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언'에 고통 '이탈'은 관대…본분 망각한 선수들의 이중성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제는 폭언을 당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폭로전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하지만 지도자의 부적절했던 행동을 지적하면서도 동료와 코치의 무단이탈에는 크게 개의치 않아 하는 '동업자 정신'을 보여 또다른 논란에 불을 지폈다.

폭언 논란은 김사니 감독대행의 말에서 시작됐다. 23일 흥국생명전부터 임시로 팀을 이끌게 된 김 감독대행은 "지난 12일 KGC인삼공사전 끝나고 13일 훈련 때 조송화 선수와 서남원 감독 사이에 마찰이 있었다. 조송화 선수가 이탈했고, 이후 서남원 감독이 화가 많이 났다"라며 "모든 스태프와 선수들이 있는 상황에서 화를 내면서 이 모든 걸 책임지고 나가라고 했다. 입에 담지 못할 모욕적인 말과 폭언이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IBK기업은행 김사니 감독대행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IBK기업은행 김사니 감독대행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그는 이어 "당시 어린 후배들도 내가 서 감독에게 혼나는 것을 보고 있었다"면서 "내가 지금까지 쌓아놓은 업적이 있다. (이탈)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선수들도 김 감독대행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수지 "우리가 느끼기에도 많이 불편한 자리였다. 그 부분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싶다. (김 감독대행)편을 드는 게 아니라 그런 상황이 있었다"라며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선수들이 그 지켜보고 있었다는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표승주 역시 "어떤 내용을 들었다고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다"라면서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 했던 것은 사실이다"라고 서 전 감독을 겨냥했다.

하지만 이들이 주장하는 폭언의 시발점이 된 조송화의 항명에는 관대했다. 감독의 권한을 바닥까지 떨구고 선수단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무단이탈을 일삼았지만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없었다.

조송화가 무단이탈할 당시 팀은 개막 7연패 늪에 빠져 있었다. 10년 전 창단 때도 경험하지 못했던 연패다.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훈련이 진행됐지만 조송화는 감독의 물음에 침묵하는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

IBK기업은행의 표승주(오른쪽)와 김수지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IBK기업은행의 표승주(오른쪽)와 김수지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김 감독대행은 어린 후배들 앞에서 폭언을 들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서 전 감독 역시 선수단 모두가 보는 앞에서 조송화로부터 무시를 당했다. 일어나선 안 될 일이 벌어졌지만 폭언에만 힘들었다고 얘기할 뿐 조송화의 태도를 꼬집는 이는 없었다.

김수지는 "선수들이 태업했다. 훈련에 불성실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훈련에 참석하지 않은 적이 없다. 기사가 나와 상처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표승주도 "기사 하나하나에 반박하면 싸움밖에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대답이 될 듯하다"라고 전했다.

선수단 구성원들 간의 신뢰가 중요한 팀 스포츠에서 두 차례나 이탈했던 감독대행과 동행하게 된 선수들. 어쩌면 선수들이 바라보는 현재의 팀 상태가 최악이 아닌 최고일지도 모를 일이다.

/인천=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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