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정치문제 더이상 얘기 안 해"…尹선대위 선 긋기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윤석열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와 관련해 "더 이상 정치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 나는 내 일상으로 회귀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광화문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 이상 할말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가 어떤 상황에서 대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여러 차례 얘기했다"며 "그걸 잘 음미하면 내가 왜 이런 결심을 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선대위에 김 전 위원장과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대표의 삼각축을 구상했고, 최근 영입이 마무리돼 출범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김 전 위원장 발언으로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김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허수아비로는 (선대위에) 가지 않겠다"며 사실상 '전권'을 요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김 교수와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장으로 영입한 김 전 대표 인선도 동의하지 않았지만 윤 후보는 전날(22일) 최고위에서 김 교수 등 인선을 우선 처리했다. 총괄선대위원장 선임이 기정사실로 여겨졌던 김 전 위원장에 대해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하루 이틀 시간을 더 달라고 했다"며 안건을 올리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 전 위원장은 김 교수 인선에 대해 "이미 어제 결정난 것"이라며 "후보가 판단해 최선의 방법이라고 했으면 그대로 하는 거지 논평할 게 뭐가 있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내가 관련된 건 내가 알아서 하지 남의 영향을 받고 움직이거나 하지 않는다"며 "확신이 서지 않는 일은 안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후보도 비슷한 시각 서울 중구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열린 언론사 주최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에 대해 "그 양반(김 전 위원장) 말씀하는 건 나한테 묻지 말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김 전 위원장과 회동 계획을 묻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