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돛을 띄우기 전 막판 진통을 겪는 모습이다.
윤 후보의 '반문(反文) 통합형' 인선안에 '원톱' 총괄선대위원장 합류가 확정적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거부감을 드러내면서다. 윤 후보 측이 1차 선대위 인선 발표 시점으로 점찍은 내주 전까지 양측의 절충안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는 전날(17일) 김 전 위원장과 비공개 회동해 선대위 인선 관련 논의를 나눴다. 이와 관련해 윤 후보 측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기자단 공지를 통해 "구성과 조직에 대체적 의견 일치를 봤고 중요 직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며 "후보의 인선 방안에 대해 큰 이견은 없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1차 선대위 발표 시점은 다음 주 중반으로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같은 날 광화문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특히 윤 후보가 선대위 내 후보 직속 기구로 설치할 국민통합위원회에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대표 영입을 추진 중인 것 등과 관련해 불쾌감을 보였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통합을 하려면 실질적으로 우리나라가 당면하는 무엇 때문에 통합이 안 되는지를 알아야 한다"며 "그냥 인물만 몇몇 가져다가 통합위원장이라고 앉혀놓으면 통합이 되나. 본질적인 것을 제대로 해결해야지 국민통합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구 만들어놓고 몇 사람 들어간다고 국민통합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런 건 국민에게 빈축만 사지 효과가 없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과의 이견을 인정하면서 '총괄-상임-공동' 3단계 선대위원장 이하 정책·조직 등 각 분야 본부장 등으로 알려진 선대위 골격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선대위 구성에 김 전 위원장의 색채가 더 묻어나는 형태의 절충안이 도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표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1차 (인선안) 정도는 나올 타이밍이 지났다. 마지막 고리를 푸는 데 난항이 있는 것 아닌가"며 "'총괄, 상임, 공동선대위원장' 틀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지금 언급되는 인사들의 이름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도 여러 지점에서 (김 전 위원장과) 의견이 엇갈리게 되면 타협을 하려고 할 것"이라며 "결국 김 전 위원장의 의중이 조금 더 반영되는 형태로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윤 후보 측은 김 전 위원장·김 전 대표 등의 입장을 선대위 인선에 종합적으로 검토·반영해 결과물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 측 김병민 대변인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서 "김 전 위원장이 생각하는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과 주요 정책 방향이 있지 않겠나"라며 "이런 내용을 잘 뒷받침할 새로운 조직의 필요성에 대해 윤 후보도 공감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 후보는) 국민의힘의 현재가 있기까지 굉장히 오랜 기간 활동하고 당을 지켜온 분들, 원팀으로서 정권교체에 큰 힘을 보태겠다는 분들이 모두 함께 모여야 된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로 외연확장의 길에 나서는 것이 중요한데, 이 두 가지가 함께 혼합될 수 있도록 선대위 구성을 고민하고 있다"며 "특정인들 몇몇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의미를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선대위에 합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후보는 공개 일정을 최소화하고 선대위 인선 조율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리는 'D포럼' 외 공개 일정 없이 잠행에 들어간다. 윤 후보는 전날에도 천안함 관계자 면담 외 공개 일정 없이 김 전 위원장과의 비공개 회동 등 당 안팎의 선대위 관련 의견수렴에 나선 바 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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