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이 또다시 줄었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가계대출로 인해 주택구입 자금줄이 막힌 데다 2차 사전청약 등으로 추격매수가 끊어진 탓이다.
주택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일시적인 숨고르기 현상이라는 반박도 나오고 있다.
◆ 서울 아파트 상승폭 11주 연속 하락…세종은 집값 '하락'
11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 상승률(0.15%)에서 0.01%포인트 하락한 0.14%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0.26%에서 0.23%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지방은 0.20%에서 0.21%로 0.01%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이로써 서울의 경우 지난 8월23일(0.22%) 이래 11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됐다. 수도권은 지난 9월13일(0.40%) 이래 8주째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전국 집값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세종시는 신규 입주물량과 추가 공공택지 개발 부담 등으로 무려 -0.10% 하락했다.
집값 상승세가 꺾인 배경에는 정부의 대출규제로 인해 매수세가 위축됐고, 지나치게 높은 집값에 따른 피로도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말 가계부채 관리강화방안을 통해 내년부터 차주단위DSR(Debt Service Ratio) 2·3단계를 조기 시행한다고 밝혔다.
DSR이란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비율을 뜻하는 지표다. 이로써 기존 대출자는 사실상 '영끌'을 통한 내집마련은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시중은행도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신용대출을 줄이기 시작했다.
다만 여전히 일부 역세권과 정비사업 수요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가격상승은 계속되고 있다. 용산구는 리모델링 기대감이 있는 이촌동 위주로 거래가 진행되면서 0.2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초구 역시 방배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 위주로 거래가 진행, 아파트 가격이 0.23% 상승했다.
◆ 거래절벽 현실화에 "집값 하락 시작"vs"여전한 매물난, 숨고르기"
아파트 거래가 끊기면서 집값이 하락세로 완전히 접어들 지 관심이 쏠린다. 통상 아파트 거래량은 부동산 가격의 선행지표다. 거래량이 줄면 집값의 하락 신호로 여겨진다. 올해 들어 주택 거래량이 줄었지만, 매물부족으로 높은 호가 위주의 거래가 이어지면서 집값은 상승했다.
결국 거래절벽이 이어지더라도 매물부족과 매수심리가 이어지면 집값은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매수심리 역시 조금씩 꺾이고 있다. 이달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한국부동산원, 1일 조사 기준)는 지난주보다 0.2포인트 낮은 100.7을 기록하며 8주 연속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초과공급을, '200'에 초과수요를 의미한다. 실제로 실거래가 1억~2억원 떨어진 급매물도 나오고 있다. 서울 광진구 광진하나플러스 전용 85㎡는 지난 3월 9억4천700만원에 거래됐지만, 5개월 뒤인 8월 8억원에 거래됐다.
반면, 일시적인 숨고르기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내년까지 주택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사전청약 등의 공급부족 해소방안을 내놓았지만, 시장에서는 공급신호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세가격 상승, 정비사업 규제완화에 따른 기대심리 효과 등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 주택가격에 대해 올해보다는 둔화되지만, 전반적인 우상향을 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2022년의 주택시장은 수도권 3.0% 상승, 지방 1.0% 상승 등 전국 기준 2.0% 상승을 전망했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 거시경제 상황이 상승세를 이어가기에 불리한 상황"이라면서도 "매수 대기자의 경우 정체된 거래 흐름 속에 부담스러운 가격까지 겹쳐 선뜻 매수가 어렵고 매도자도 호가를 하향조정할 유인이 없어 대치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