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0일 광주를 찾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자신의 '전두환 옹호' 발언, '개 사과' 논란으로 성난 호남 민심을 달래고 중도 외연 확장을 도모하겠다는 계산이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전남 화순의 고(故) 홍남순 변호사 생가를 방문, 유족 차담회를 가진다. 홍 변호사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부에 대항하는 행진을 하다 내란수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광주의 상징적 인물이다. 윤 후보는 이어 광주로 이동, 5·18 자유공원 방문·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윤 후보의 광주행은 예견된 일이다. 윤 후보는 지난달 19일 "전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는 사람들이 있다", "호남에서도 그 말을 하는 사람이 꽤 있다"고 말해 여야를 아우른 비판을 받았다. 윤 후보는 이틀 뒤 사과했지만, 당일 자신의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공개해 추가 논란을 자초했다.
윤 후보는 이달 초 광주 방문을 검토했지만, 당시 전당대회 일정이 임박했던 만큼 후보 선출 이후 방문하는 것으로 미뤘다.
윤 후보의 광주행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과의 충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5·18 민주묘지 인근에는 윤 후보와 이들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이 통제선을 설치하고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남대·조선대·광주대 등 광주지역 일부 대학에는 윤 후보의 광주 방문을 비난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내걸리기도 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후보의) 발표문 내용에 따라 반대 수위가 달라지겠지만 (광주 시민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품격있게 대응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수많은 사람이 살고 있고, 자작극으로 하는 사람도 일부 있을 수 있어 전혀 충돌이 없을 거라고 얘기하긴 어렵다"고 했다.
이 시장은 윤 후보의 사과가 진정성을 보이려면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 포함 노력 ▲5·18 진상규명 주력 ▲당내 역사왜곡 재발방지책 마련 등 3가지를 입장문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마음을 담아서 광주를 찾는 만큼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행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5·18민주묘지 참배로 이날 공식 일정을 마치고 내일(11일) 전남 목포의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 방문 및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고(故) 노무현 대통령 묘역 참배에 나선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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