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36년 통신기업 KT '먹통사고'…기본 다시 쌓아야


[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KT는 1885년 한성전보총국 개국을 시작으로 136년 대한민국 통신 역사를 이끈 기업이라고 자부한다. 하지만 지난 25일 오전, 대한민국 일부를 마비시킨 KT의 유무선 통신망 장애 사고는 이를 무색하게 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고가 기본을 경시한 데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고객들에게 배신감을 안겼다.

이번 사고로 인해 KT고객들은 불편과 불안을 겪어야 했다. 상점들의 카드 결제 기기, 원격수업, 증권거래 시스템, 건물 보안 등 KT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들이 먹통이 됐다. 데이터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각종 스마트폰 서비스 또한 이용할 수 없었다.

KT에서 발생한 사고지만, 가입 당사자는 물론 이들과 연락해야 하는 타 통신사 고객들 모두 연결이 안돼 불편을 겪었다. 데이터가 먹통이 되니 모든 연락이 전화에 몰려 통화도 어려웠다. 89분간 벌어진 사고가 사회 혼란을 빚으면서 통신을 기반으로 구축된 초연결 사회가 너무나 쉽게 멈출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했다.

KT는 이번 사고 이유를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라고 설명하며 '인재(人災)'라는 점을 인정했다. 부산지사에서 진행한 기업망 고도화 작업 중 새 장비를 설치하고 그에 맞는 라우팅 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명령어 하나가 빠졌고, 이로 인해 전국 KT 통신망이 먹통이 됐다.

심지어 야간에 승인나는 작업을 이용자 트래픽이 몰리는 주간에 하면서 피해가 커졌다. 중요한 작업임에도 KT관리자는 자리를 지키지 않고, 검증 과정에서도 실수를 거르지 못했다.

당연히 지켜야할 수칙들을 지켰다면, 한 번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사고는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다.

우려스러운 점은 초연결 시대, 이러한 문제가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사고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3년전 KT는 아현지사 화재로 이미 유무선 통신망 장애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경험을 했는데도 기본을 어기는 안이함으로 사고를 냈다.

KT는 통신을 넘어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tal Platform Company, DIGICO)'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탈통신을 기치로 디지털 전환 사업에 힘을 싣고 있지만, 실상은 이마저도 통신을 밑바탕으로 한다. 기초가 탄탄해야 가능한 일이다.

통신 장애는 불편이나 경제적 손실을 넘어 생명과 안전에도 위협을 줄 수 있는 만큼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구현모 대표는 이번 사고에 대해 "믿고 이용해준 고객 여러분께 사과 말씀 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테스트베드를 운영, 실제 작업 전 한 번 더 확인할 것과 사고가 발생해도 전국이 아닌 국지적인 범위에서만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KT는 이같은 사과의 진정성을 신뢰성 있는 후속책과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 대한 보상책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이번 사고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고객들을 배신하지 않는, '통신' 기본이 된 디지코 KT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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