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70조원을 넘어서머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호황, 폴더블폰 등 신형 스마트폰 판매 호조, OLED 판매 증가,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 덕분이다.
영업이익도 15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두 번째 기록을 세웠다. 이전 영업이익 최대실적은 메모리 반도체 호황기였던 지난 2018년 3분기에 달성한 17조5천억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16.2% 증가한 73조9천800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이는 기존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로도 10.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조2천500억원 늘어난 15조8천200억원으로, 올해 연간 실적으로는 5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선 28.04% 증가했다. 이는 메모리 시황 호조세 지속, 파운드리·디스플레이 판매 확대 등 부품 사업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세트 사업도 견조한 모습을 나타낸 것이 주효했다.
영업이익률은 21.4%로 전분기 대비 1.6%P 개선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모두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이 70조원을 넘기는 것은 지난 1969년 회사가 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종전 최대 분기 매출은 지난해 3분기에 수립한 66조9천600억원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이 73조원, 영업이익이 15조8천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3개 분기 연속으로 해당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며 "연간 기준으로도 이전 최고치인 2018년 매출을 크게 상회하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호실적은 반도체와 스마트폰이 주로 이끌었다. 특히 반도체는 D램 가격이 3분기에 정점을 찍은 데다 시스템반도체 실적 개선 등의 영향으로 매출은 26조4천100억원, 영업이익은 10조6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0.48%, 영업이익은 81.59% 늘었다. 영업이익은 반도체가 전체에서 60% 이상을 견인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반도체는 3분기 기준 매출에서 2분기 연속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지켰다. 앞서 인텔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192억 달러(약 22조6천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SK하이닉스에 매각한 낸드 플래시 사업 실적을 제외하면 매출은 181억 달러에 그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서버용 중심으로 수요에 적극 대응해 D램이 분기 최대 출하량과 역대 두 번째 매출을 달성했다"며 "15나노 D램·128단 V낸드 판매 확대를 통한 원가절감과 글로벌 고객사 대상으로 파운드리 제품 공급을 확대해 실적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는 3분기까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져 실적에 보탬이 됐다. 이 기간 동안 D램 PC향 범용제품(DDR4 8Gb 1Gx8 2133㎒) 고정거래가격(4.10달러)은 2년 만에 4달러대에 진입했고,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 고정가(4.81달러)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 부품 공급 문제 등 부정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서버용 D램의 판매 확대를 바탕으로 D램 전체 출하량 분기 최대 수량을 경신했다"며 "비트(Bit) 기준 성장 예상치를 달성했고 15나노 D램 비중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높였다"고 밝혔다.
이어 "낸드는 서버용 SSD가 주요 서버 고객사의 투자 확대로 수요가 회복됐고 신규 서버 CPU 채용에 따라 고용량화가 진행되면서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며 "서버용 SSD 수요 증가에 대응해 8TB(테라바이트) 이상 고용량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128단 낸드 제품 생산 비중을 늘리며 실적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켰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역시 분기 호실적에 다소 보탬은 됐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선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은 3분기 매출이 28조4천200억원, 영업이익이 3조3천6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8%, 영업이익은 24.7%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등 폴더블폰이 출시된 후 100만 대 이상 판매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으나, 매년 하반기에 출시됐던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빈자리는 채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25.4%, 영업이익은 3.7% 증가했다. 3분기 모바일 시장은 코로나19 영향의 완화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시장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선 사업은 업계 전반의 부품 공급 부족 상황에도 전 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며 "특히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판매 호조와 중저가 라인업 강화로 스마트폰 판매가 전 분기보다 증가했고, 웨어러블 등 '갤럭시 생태계' 제품군도 지속적인 성장을 했다"고 설명했다.
무선 사업은 이를 통해 견조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으나 폴더블 대세화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 투자 확대로 수익성에 일부 영향이 있었다. 네트워크 사업은 북미와 일본 등 해외 사업 확대와 국내 5G망 증설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5G 사업 성장 기반을 강화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부품 가격 상승, 마케팅 비용 증가 등에 따른 이익률 하락에도 스마트폰 출하량이 6천900만 대로 증가했을 것"이라며 "폴더블폰 판매 개시에 따라 평균판매가격(ASP) 역시 상승해 IM 부문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갤럭시Z' 시리즈가 기대 이상의 흥행을 기록한 영향으로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디스플레이(DP) 역시 전 분기 대비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부문 3분기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28.97% 증가한 8조8천600억원, 영업이익은 16.4% 늘어난 1조4천900억원으로, 역대 3분기 중 최고 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03%, 영업이익은 217% 늘었다.
이는 2분기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으로, 1조 중반대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1조7천500억원) 이후 3분기만이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고객사인 애플의 보상금이라는 일회성 수익이 반영되며 1조2천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3분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애플은 지난 2분기에 당초 삼성과 계약한 최소 공급 물량을 실제로 발주하지 않아 발생한 손실 보상을 위해 삼성에 보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대형 디스플레이는 LCD 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가 확대됐으나 QD 디스플레이 라인 전환을 위해 LCD 판매를 축소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로는 적자가 줄어들었다"며 "3분기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주요 고객의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에 따른 판매 호조로 전분기 대비 판매량과 이익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반면 가전을 담당하는 CE부문은 매출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음에도 영업이익이 큰 폭 감소하며 '1조 행진'을 마감했다. 코로나19 펜트업(pent up·억눌린) 효과가 희석된 데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부담 등이 실적에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3분기 CE 매출은 14조1천억원, 영업이익 7천6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7% 증가하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50.6%로 큰 폭 줄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5.2%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28.3% 감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분기 TV 시장 수요는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전 분기 대비는 증가했으나 펜트업 수요가 강세였던 전년 동기에 비해선 감소했다"며 "적극적인 제품 믹스를 추진하고 제반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했지만, 원자재 수급과 글로벌 물류 이슈에 따른 일부 원가 상승 영향으로 실적은 전년과 전분기 대비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 생활가전 시장 수요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신가전 제품 수요 확대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면서도 "그러나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펜트업 수요가 감소하면서 상반기에 비해서는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올 들어 실적 잔치를 벌인 것과 달리 4분기부터 수익성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반도체 수급 차질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 수요가 3분기에 정점을 찍고 하락할 것으로 보여서다.
특히 가전·TV의 경우 4분기에는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할인판매 등 마케팅 비용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영업이익이 연중 최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분기 TV 시장은 펜트업 수요가 둔화되고 소비자들의 외부 활동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생활가전 시장은 3분기부터 이어진 '위드 코로나' 전환 확대로 가전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고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역량을 활용해 물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비용 관리와 프리미엄 중심의 판매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시장 수요 성장 추세가 전환되고 공급·물류 등의 이슈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하고 고부가 제품 믹스 확대에 주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역시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물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는 점이 4분기 실적에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갤럭시Z플립3'와 '갤럭시Z폴드3'는 수요가 넘치고 있음에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분기 모바일 시장에서 부품 수급에 따른 불확실성이 예상된다"면서도 "연말 성수기 진입 영향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비스포크 에디션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갤럭시S 시리즈의 모멘텀을 유지하며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며 "경쟁력 있는 중저가 5G 라인업을 활용해 교체 수요와 성장 중인 5G 시장도 적극 공략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시장도 전망이 어둡다. 반도체 수요가 3분기를 정점으로 다소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쏟아지는 데다 D램 등 메모리 가격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4분기(10~12월) 세계 D램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며 가격이 전분기 대비 평균 3~8%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PC D램은 평균거래가격이 5~10%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도 전 분기 대비 평균 0~5%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PC용 D램은 소비자용 PC 수요가 약화되고 부품 공급 문제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돼 수요는 전분기 대비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모바일 D램은 단말기 업체들의 5G 신제품 출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공급망 문제의 영향과 함께 일부 업체들의 재고 조정으로 수요 증가세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모바일용 낸드는 신규 모델 확산, 5G 시장 확대, 고용량화 등으로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망 문제에 따른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며 "강점인 공급망 관리 체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고부가 제품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차별화 전략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을 두고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이원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서버·PC 수요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D램 가격은 4분기에 하락 전환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는 수요 공백기로 가격 하락폭이 심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D램, 낸드 가격 하락과 연말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 부문의 마케팅 비용 증가로 3분기보다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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