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돋보기] 차기정부, ICT·미디어 부처 통합화…시대가 원한다


규제체계 개편도 필요…기능주의적 개편은 지양해야

[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차기정부는 민간 영역과 공공 영역을 구분하고, 각 영역의 차별화된 정책 목표를 달성하게 하는 방향으로 정보통신기술(ICT)・미디어 정책 거버넌스를 개편해야 한다."

이상원 경희대학교 교수는 22일 열린 '차기정부에 바란다:ICT 정책과거버넌스' 토론회에서 정부 조직개편을 위한 우선적 원칙으로 이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토론회는 정보통신정책학회와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공동 주최했다.

이 교수는 "ICT‧미디어 정책에 있어 업무, 권한이 중복되는 이슈가 발생해 부처간 갈등이 나타났다"면서 관련 주요기능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상원 경희대학교 교수는 22일 열린 '차기정부에 바란다:ICT 정책과거버넌스' 토론회에서 정부 조직개편을 위한 우선적 원칙으로 이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사진=정보통신정책학회 유튜브]

◆ 민간・공적 영역 나눠야…부처간 조율 역할은 청와대가

이 교수는 우선 ICT‧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위해 ICT‧미디어 분야를 업무를 통합하고 민간과 공적 영역을 나눌 것을 제안했다.

그는 "민간은 경제적 정책 목표를 앞세워 효율과 혁신성장을 주로 해야 한다"며 "공적 영역은 사회・문화적 정책 목표 달성에 가깝다. 정치적 목표에 가까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영역에서는 혁신성장을 담당하는 독임제 부처 '정보미디어부'를, 사회 문화 정책과 정치 목표를 우선시하는 공적 영역은 '공공미디어위원회'로 개편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정보미디어부는 ICT・미디어 시장이 주가 되는 영역을 담당하면서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중 산업 영역을 통합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디지털 콘텐츠 진흥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유료방송, 통신, 플랫폼 등의 영역도 관할한다.

이 교수는 "ICT・미디어 산업 혁신성장을 위한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이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과학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공공미디어위원회는 공공미디어 인허가, 공영방송 사장・이사 선임 등과 같은 정치・사회・문화적 중요성이 큰 정책 사안을 담당한다. 이와 함께 공공 영역에 공공미디어재정 위원회를 신설, 수신료 산정과 공공미디어 진흥 재원 마련 등을 담당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부처간 조정, 통제 역할을 할 청와대 정보미디어수석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전략을 수립하고 미래에 대응할 ICT전문 수석이 대통령에 직접 의견을 제출하는 것도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부조직 개편 논의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론화를 통해 정치적 책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이번이 중요한 것은 한 번 설정하면 10~15년가량 유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영역 분리 '찬성'…기능주의적 관점 지양해야

현장에선 민간, 공적 영역 분리에 대해서는 다수가 공감했으나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기능주의적 관점으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 전문위원은 "이는 기능주의적 관점으로 과거에도 정부부처 기능을 모듈화해서 옮기는 식으로 개편하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경계가 모호한 부분에서 충돌이 나타나게 된다"고 진단했다.

민간, 공적 영역 분리에 대해서는 찬성의견을 보였다. 이 전문위원은 "방송 미디어 부분은 정치의 과잉이란 비판을 많이 받아, 이를 해소시킬 필요가 있다"며 "방송법 개정은 헌법보다 개정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정치적으로 결정할 영역을 따로 떼는 게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철 고려대 교수 또한 "영역 조정이 잘 되지 않으면, 힘겨루기가 되고 이권 다툼이 된다. 부처간 영역 싸움이 날 수 있다"며 "과거에도 이런 과정을 거쳤는데, 이제는 부처별 기능이나 영역별로 나누는 것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정부부처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부처가 필요하다. '디지털' 관점에서 10년 이상 기획하는 기능을 갖춰야 한다"며 "특히 예산 편성권과 집행권을 확보해 중복이 안되도록 하는 한편, R&D와 인력양성하는 것 역시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디지털 관련 역할은 이 부처만 하는 것이 아닌 모든 부처가 생활속에서 해야 한다"며 "플랫폼 부처는 각 부처들을 조율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생태계가 플랫폼, 서비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기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상황이라 개별 기업과 산업을 따로 규율하는 건 무리가 있다. 융합형 거버넌스 체계가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특정 부처 중심으로 재구조 하는게 바람직한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전반적 개편안에 동의하면서도 방송 분야에 대해서는 OTT를 중장기 과제로 두고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반부터 OTT를 포함히게 되면 논의의 중심이 여기에 쏠려 방송 규제 개편에 진척을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김 정책위원장은 "방송법과 IPTV특별법을 통합하고 편성, 광고, 소유규제 전반을 개편하는 걸 일차적 과제로 해야 한다. OTT 규제는 시급하지 않다"면서 "꺼버넌스와 관련해선 과도기적으로 방소옹신위원회와 과기정통부에서 분리된 기능을 합쳐 통합기구를 설치하되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전체 거버넌스를 정하는 수순으로 논의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원 동국대 교수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ICT 정부조직과 관련해선 현재 조직을 유지하되, 흩어져 있는 ICT 진흥 및 규제 기능을 한부처로 통합하자는 의견에 대한 응답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사진=정보통신정책학회 유튜브]

◆ 차기정부 ICT 정책, '법제도 개선'이 1순위

차기정부의 ICT 정부조직과 관련해선 현재 조직을 유지하되, 흩어져 있는 ICT 진흥 및 규제 기능을 한부처로 통합해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 의견이 집중됐다.

이경원 동국대 교수가 토론회를 주최한 3학회 전현직 임직원(7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통합 의견은 39%로 집계됐다. 현재 조직구조에 구애받지 않고 ICT진흥・규제 기능만 수행할 새로운 부처를 신설하자는 의견이 29%로 뒤를 이었다 .

차기정부의 ICT정책과 관련해선 '법제도 개선'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1순위는 법제도 개선(24.3%)였으며 다음으로 공정경쟁 환경 조성(21.4%), 관련산업 진흥(18.6%), 인력양성(7.1%), 이용자 보호(7.1%), 해외진출(2.9%), 인프라 고도화(1.4%) 순으로 나타났다. 2순위로 생각하는 분야에서도 법제도 개선(22.9%)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교수는 "법제도 개선이 높은 응답률을 보인 것은, ICT 분야 발전을 위해서는 현행 법제도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인식이 많은 것으로 보여진다"며 "정부 조직과 관련해선 부처별 ICT 기능을 통합해 이로간성 있게 진행되길 바라는 의견이 우세한 것 같다"고 말했다.

◆ 국가비전 필요…규제·진흥 분리보다 '통합'

이후 토론자리에서는 차기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의견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우선 김성철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이 확대되고 한류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을 휩쓸고 있는데 '지식재산권(IP) 강국이 되자' 식의 국가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며 "수직규제를 수평규제로 바꾸고,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면 과거 규제를 없애는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국내 기업에 역차별로 발생하는 규제에 대한 혁신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정부 조직개편과 관련해선 "과기정통부, 방통위, 문체부 등 일부 부처간 기능 조정이 아닌 국가 전체를 혁신할 수 있는 방향의 혁신 필요이 필요하다. 디지털 관련 부처가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정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선임연구위원은 차기정부 ICT 정책방향으로 디지털 전환 촉진과 전문인력 양성 및 기술개발, 전국민의 디지털 역량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신시장 창출, 플랫폼 경제, 데이터 활용,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융합 사회 구현 및 윤리 법제도 확립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해관계자간 갈등을 조정하는 법정 기구를 신설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희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ICT 정책을 방송통신에서 '커뮤니케이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기반 커뮤니케이션이 사회전체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만큼 정책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 조직과 관련해선 규제와 진흥을 구분하지 않고, 각 역할을 효율적으로 분담하는 통합 모델을 제시했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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