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돋보기] "케이블 적고 IPTV 많다"…시청률 조사 표본·기업 쏠림 '심각'


조사 업체 독점상황 …표본 패널 구성 문제로 결과 왜곡

[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현행 방송 시청률 조사 방식을 두고 업계 불만이 상당하다.

시청률 조사를 위한 패널이 각 유료방송 매체를 대표할 수 있도록 구성돼야 함에도 치우치게 선정됐다는 것. 현실을 반영하지 않아 왜곡이 발생하면서 그에 따른 정당성에 흠결이 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시청률 조사는 표본조사의 형식을 취하고 있고 시청률 조사에 참여하는 표본 가구를 '패널'이라고 하는데, 이 패널이 각 플랫폼, 지역, 연령, 성별 등을 대표하지 못하면 결과가 왜곡될 수 있어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현행 방송 시청률 조사 방식을 두고 업계 불만이 상당하다. [사진=그래픽=조은수 기자]

◆ "기반부터 흔들린다…패널 표본 검증해야"

18일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협회는 시청률 조사 업체의 패널구성 왜곡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패널 구성에 있어 케이블TV가입자 비율이 적어 조사결과에 변동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행 시청률 조사 업체 한 곳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라 왜곡 현상이 심화된다는 주장이다.

협회가 파악한 AGB닐슨 시청패널 자료에 따르면, 전국가구 기준 케이블TV의 경우 모집단 대비 패널비율이 약 60% 수준으로 적은 된 반면 IPTV는 126%로 과대표집 돼 있다. 패널 1명이 대표하는 값이 IPTV 대비 케이블TV 패널은 과도하게 반영돼 있다는 의미다.

협회는 이와 관련, 지난 16일 한국언론학회의 가을철 정기학술대회를 통해 전문가들과 함께 대안을 모색했다.

현장서 발제자로 나선 성윤택 코바코 연구위원은 "고정형 수상기를 통한 기존 시청률 조사 방식이 한계에 봉착해 있다"며 "기본적으로 표본을 기준으로 하는 조사라 오차가 발생할 수 있긴 하지만, 특히 케이블TV의 패널 모집이 부족해 표본 규모 축소로 시청 기록이 있음에도 시청률이 0%대로 나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럴 경우 시청률에 생존이 걸린 관계자들에는 문제가 된다. 일례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게는 주로 광고 매출을 주요 수익원인데 성과가 제로(O)로 나오게 되면 당장 영업에 제동이 걸린다.

성 연구위원은 "이러한 이유로 과거부터 시청률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며 "앞서 2001년부터 코바코가 시청률 조사 검증 협의회를 만들어 작업을 했으나 향후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청점유율 제한제도를 실시하면서 정부 정책에 집중되다보니 상업 영역에 대한 시청률 검증은 공백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 통계 품질 제고를 위해 인증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표적 사례로는 미국의 MRC(Media Rating Council)를 제시했다.

MRC는 1960년대 업계 자율로 시청률에 대한 검증을 위해 조직됐다. 초기엔 미디어(Media) 방송을 뜻하는 브로드캐스트(Broadcast)가 앞에 붙었는데, TV뿐 아니라 인터넷 등을 포괄하는 미디어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MRC는 미디어 관련 사업자들과 이를 활용하는 광고회사・광고주들이 내는 회비로 운영된다. 지난해 기준 155개사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들은 유효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청률 조사 방법과 이를 위한 최소 윤리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세운 절차와 기준에 따라 조사가 제대로 수행되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성 연구위원은 "K-MRC 같은 기구 조성이 필요하다"며 "방송발전기금 등의 정부기금 활용해 시청률조사 방식 개선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언론학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성윤택 코바코 연구위원이 '현행 시청률 조사의 한계와 시청행태 변화에 따른 대안 모색'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한국언론학회]

성 연구위원은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의 측정한 시청률이 과소 측정됐다는 이의가 제기되자 MRC가 시청률 인증을 유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유통되는 방송 콘텐츠에 식별 장치를 넣어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시청률을 조사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성 연구위원은 "TV 시청률 외에 온라인을 어떻게 합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며 "특히 사람을 만나서 해야 하는 패널 조사 방식은 점점 그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정부 주도 검증 필요…유료방송사 데이터 활용 할수도

토론자로 나선 김활빈 강원대 교수는 "미디어 이용에 대한 환경이나 이용 행태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는데, 조사 방식은 30여년 전 시작된 이후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특히 통계가 정확하려면 가정이 충족돼야 하는데 샘플에서 빠지는게 많으면 일반화 시킬 수가 없다. 인구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 역시 상황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또한 현재 시청률 조사 방식의 패널 구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우리나라 패널 구성은 지상파 중심으로도 있다보니 유료방송 입장에선 불만을 가질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보완책으로는 셋톱박스를 활용해 시청률을 측정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셋톱박스를 통해 TV 시청이 이뤄지는 만큼 여기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활용해 시청률을 측정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시청률 검증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선 정부 주도하에 이뤄지는 방안을 제시했다. 성 교수는 "민간에만 의존할 경우 플랫폼들이 협조하지 않을 수 있는 만큼, 민간 전문가들 중심으로 구성하지만 검증은 정부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박사는 "시청률 조사가 민간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돌아가는 것이지만 데이터 성격 자체가 공공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민간에게만 맡겨 놓을 수 없는 성질의 것"이라며 정부 참여 방식에 대해 동조했다.

이어 그는 "영상에 워터마크를 찍는 방식 등을 도입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며 "패널을 활용한 조사는 케이블TV나 IPTV 등 유료방송사들의 센서스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다만 가입자 동의 문제 등이 있어 도입에는 어려움이 있다. 정 박사는 "개괄적 데이터 산출을 위해서는 정부의 법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데이터 3법을 통해 어느 정도 자율성을 준 것처럼 초기 데이터를 산출하는 과정에선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결과가 나온 이후에는 업계에 공유하는 모델로 가는 게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낼 수 있는 방안으로 본다"고 밝혔다.

◆ "조사 한계 인정"…N스크린 실효성 '글쎄'

시청률 조사 업체를 대표해 참석한 황성연 닐슨미디어 박사는 "TV시청률 조사방식은 방송환경이 변화됨에 따라 지속 개선해 왔다"며 "시청률 제로가 안 나오게 하려면 많은 패널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패널과 샘플의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황 박사는 "시청률 0%대는 패널에 의해 시청률을 산정하기 때문에 해당 패널 가구가 특정 채널을 안보면 그럴 수 있다"며 "또한 패널이 많아도 해당 채널을 짧게 보면 시청률 값이 평균이다보니 0%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시청률 검증 체계 수립과 관련해서는 동의하는 입장을 보였다. 황 박사는 "샘플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우리도 시청률 조사에 문제가 있으면 데이터를 내보내지 않는 날도 있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매체를 반영한 시청률 조사와 관련해서는 실효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통합시청률을 만든다 해도 방송광고 제한 규정 때문에 TV와 온라인 광고가 구분돼 일반 방송사업자들 입장에선 관련 광고 효과 조사가 필요 없다는 이유에서다.

황 박사는 "N스크린 시청률을 조사하기 전에 조사 범위는 물론 민간, 조사기관, 국가가 각각 어느 정도의 비용을 투입해 참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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