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최근 5년 동안 해외 도피 병역기피자 533명 중 의무 이행자는 단 1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적 포기 등을 통해 병역의무를 피해 가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해외로 도피하면 손쓸 방법이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병무청의 병역기피자 명단공개제도가 해외 도피자에겐 무용지물인 셈이다.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동안 병무청에서 시행했던 ‘병역기피자 정보공개제도’가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해외로 도피하는 이들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민홍철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병역기피자 인적사항 공개현황을 살펴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외여행 허가의무 위반 병역기피자 553명 중 올해 8월까지 실제 병역의무를 이행한 인원은 13명(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에서 기피하는 ▲현역입영 기피 ▲판정검사 기피 ▲사회복무 기피 등의 이유로 인적사항이 공개된 744명 중 실제 의무를 이행한 인원은 총 344명(42.6%)으로, 국외여행 허가의무 위반자와 비교했을 때 의무이행률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대부분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다른 유형의 기피자들과 달리 해외로 도피한 병역기피자에 대해서는 병무청이 행정기관으로서 적극적으로 조치에 나설 수 있는 법‧제도적 기반이 미흡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의 병역기피자 중에서도 지난 5년 동안(2016년~2020년) 실제로 의무이행을 한 이들을 제외한 수형 사유‧출원면제‧연령초과 등의 사유로 병역의무가 소멸해 명단에서 삭제된 인원은 전체 744명 중 210명(28.3%)으로 적지 않은 인원이 실제 의무이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여행 허가의무 위반 병역기피자의 경우 전체 삭제 인원 42명 중 29명(69.0%)은 실제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국적 포기 등을 통해 병역의무를 피해간 것으로 확인됐다.
민홍철 국방위원장은 “현행 병역기피자 정보공개 제도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해외 도피가 병역기피의 지름길임을 홍보하는 우스꽝스러운 제도로 전락하고야 말 것”이라며 “병무청에서는 법무·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조속한 협의에 나서 해외 도피 병역기피자들의 병역이행률을 높이고 제재를 강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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