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환 기자] 보험사들이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제도 시행을 앞두고 자본확충을 본격화하고 있다. 보험부채의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해 과거보다 부채가 늘어나면서 요구자본이 늘어나고 지급여력비율(RBC)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을 늘리고 사옥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는 등 새로운 규제 도입에 총력으로 대응하고 있다.
◆자본 확충 필요한데 감소세 나타나…채권발행·사옥매각으로 실탄 확보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보험사 총자산은 1천331조8천31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0.8% 증가했지만, 자기자본은 5.3% 감소한 135조6천488억원에 그쳤다.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평가이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사는 자산을 운용할 때 주로 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을 활용하는데, 금리가 상승하면 매도가능증권(채권) 평가 손실이 발생해 보험사 자본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채권평가이익을 확대하려고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했던 보험사들의 경우 금리 상승으로 인한 평가 손실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매도가능증권은 분기별로 시장 가치를 따져 회계에 반영하는데, 매도가능증권 비중이 높은 보험사는 채권평가손실이 많이 반영된다. 이는 결국 RBC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오는 2023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으로 재무건전성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IFRS17에서는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보험사는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한다.
보험사들은 채권 발행을 통해 자본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신종자본증권 4천700억원을 발행했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2일 3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고, 유효수요 내 참여신청금액이 5천360억원을 기록하자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현대해상, 푸본현대생명도 후순위채 등을 발행했다.
DB손해보험이 5천억원, KB손해보험은 3천790억원, 현대해상은 3천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찍어냈다. 푸본현대생명은 95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며 KB생명도 7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아울러 사옥 매각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남창동 본사 사옥을 캡스톤자산운용에 2천240억원에 매각한 뒤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했다.
한화생명은 지하 2층~지상 9층으로 구성된 서울 신설 시옥을 공개 입찰로 내놨다. 자본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효율이 떨어지는 부동산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한화생명 측은 설명했다.
하나손해보험도 서울 종로구 인의동 본사 사옥 매각을 추진 중이다. '에스원&딜로이트회계법인 컨소시엄'을 주관사를 선정했으며 현재 부동산 감정평가를 진행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장 금리 인상으로 인해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낮아질 우려가 커진데다 IFRS17 등 새로운 제도에 적응하기 위해 RBC비율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채권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과 상대적으로 효율이 떨어지는 사옥을 매각하는 보험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kimth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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