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SK이노, 소액주주 집단행동 없이 임시주총 차분히 진행


물적분할 반대 피켓과 현수막 등 반대 의견 피력하는 모습 안 나와

[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배터리와 석유개발(E&P) 사업을 물적분할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이 사업 분사 방식으로 물적분할을 결정해 소액주주들은 크게 반발했다. 이로 인해 임시 주총 안팎에서 큰 소동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임시 주총은 소란 없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SK이노베이션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소재 SK서린빌딩. [사진=오유진]

SK이노베이션은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 정관 일부 개정과 배터리·E&P 사업 물적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로써 신설법인 'SK 배터리(가칭)'와 'SK이앤피(가칭)'는 오는 10월 1일 공식 출범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일 이사회에서 배터리와 E&P 사업 분할이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두 사업을 물적분할키로 의결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소액주주들은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사하는 것에 대해 크게 반발했다.

물적분할은 기업의 재산만 분할해 새로운 자회사를 세우는 것으로 모회사가 분사한 회사의 100% 주주가 된다.

반면 인적분할은 기존 회사의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 회사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소액주주들은 기존 회사와 신설 회사를 분할비율에 따라 각각 직접 소유할 수 있어 이 방식을 더 선호한다.

소액주주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물적분할 반대 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주주자본주의를 해치는 대기업(SK이노)의 횡포에 대한 정부의 고민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찾아가 댓글을 다는 등 항의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이 임시 주총을 앞두고 지난 6일부터 SK이노베이션 물적분할 찬반 관련 전자투표가 시작됐는데, 일부 소액주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SK이노베이션 물적분할 반대'를 외치며 반대투표 인증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런 탓에 임시 주총이 열린 SK서린빌딩은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분할 반대 피켓이나 현수막 등 큰 소란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더욱이 그간 주총장에서는 주주들의 반발을 살만한 안건이 상정되면 주총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반대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는 모습들이 종종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이번 SK이노베이션 임시 주총에서는 이러한 모습이 연출되지 않았다.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췄던 SK이노베이션 관계자들은 임시 주총이 예상과 달리 차분하게 진행돼 안도하는 눈치였다.

조용한 분위기 속 임시 주총이 진행된 배경은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졌음에도 이미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 대부분이 SK이노베이션의 정관 일부 개정과 배터리·E&P 사업 분할 안건에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미리 행사한 탓에 주주총회장을 찾은 주주 수 자체가 적었다.

이번 임시 주총 안건들이 승인됨에 따라 배터리 사업은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전기차 배터리 서비스(BaaS) ▲에너지 저장장치(ESS) 사업을, E&P 사업은 ▲석유개발 생산·탐사 사업 ▲탄소 포집·저장(CCS) 사업을 각각 수행하게 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각 사업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더욱 높여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결정"이라며 "회사 분할을 시발점으로 각 사에 특화된 독자적인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질적·양적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