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금융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IT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인공지능(AI)·블록체인 등 디지털 신기술을 접목해, 기존 금융업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IT업계에서는 4차산업혁명의 특징인 산업간 경계가 흐려진다는 '빅블러 현상'에 힘입어 디지털 신기술과 결합한 금융업이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 더존비즈온, 중소기업 '데이터' 기반 매출채권팩토링 본격화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 IT기업 더존비즈온이 매출채권팩토링 사업을 본격화했다.
매출채권팩토링은 금융기관들이 기업으로부터 매출채권을 할인해 사들이고, 기업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제1금융권에서 신용을 평가받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에게 안정적 자금 공급을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더존비즈온의 매출채권팩토링은 실시간 세무·회계 데이터를 활용해 기업정보·기업간 매출의 진위여부를 평가하는 빅데이터·AI 기술을 통해 기업 신용도 평가의 정확성을 높였다. 자금공급자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심사 후 일정 할인율로 매출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이번 팩토링의 핵심은 데이터 활용성이다. 기존 팩토링 중개사업자는 기업과 자금공급자간 중개만 하는 역할이었다면, 이 서비스는 자금공급자들에게 기업 회계 데이터까지 제공한다"면서, "회사는 국내 최대규모의 ERP사업자로 입지를 다지면서, 국내에서는 가장 많은 270만개 이상의 중소기업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21일 정식 서비스로 전환한 후, 8월 기준으로 10만건 이상의 상담과 100여 개 기업의 서비스 이용으로 회사가 자체 준비한 초기 자금 100억 원이 모두 소진될 정도로 높은 호응을 얻었다. 또 자금공급자로 지난 5월 미래에셋캐피탈, 7월 웰컴저축은행이 참여한 데 이어, 지난 8월 한국투자저축은행을 추가 영입했다.
회사 측은 "현재 제2금융권은 물론, 중소기업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제1금융권에서도 자금공급자 참여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는 데이터 기반의 매출채권팩토링 사업이 초기 단계인데, 그동안 ERP, 전자세금계산서 등으로 쌓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출채권팩토링을 미래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더존비즈온은 지난 2019년, 금융규제 샌드박스 혁신금융 사업자로 지정되면서 회계데이터 등 신용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 매출채권팩토링 사업을 시작했다. 규제 샌드박스 기간 종료에 대비해 현재 기업정보 조회업을 위한 라이센스 발급을 신청한 상태다.
◆ 한컴, 가상자산사업자 등록 추진…이스트소프트, AI 기반 자산운용사 설립
한글과컴퓨터그룹은 가상자산사업을 위해 국내법인으로 '아로와나허브'를 설립하고,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아로와나허브는 '아로와나 프로젝트'의 국내 운영을 위임받아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조성한다.
아로와나프로젝트는 블록체인,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을 접목해 금 유통 과정을 투명화하고 ▲디지털바우처 ▲디지털코드 ▲융복합 쇼핑몰 ▲한컴페이 ▲디지털전당포 ▲골드옥션 등 6대 디지털 금융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첫 번째 서비스로 '한컴페이'와 '아로와나 디지털 골드 바우처 서비스'를 출시했다.
아울러 가상자산사업자로 등록된 이후 '아로와나 디지털 골드 바우처 서비스'에 골드 바우처 관련 단기예치 상품이나 담보대출 상품 등 금 기반 금융상품을 추가할 계획이다.
한컴그룹 관계자는 "현재 가상자산사업자 등록을 위해 갖춰야할 개인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인증을 받은 후, 가상자산사업자 등록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서비스 전문 기업인 이스트소프트는 신사업 중 하나로 금융업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 2017년, 자산운용사를 설립했다. '엑스포넨셜자산운용'은 머신러닝을 통해 시스템 트레이딩 알고리즘을 만들어 주식, 선물, 파생상품 등으로 구성된 펀드를 운용하는 'AI 기반 자산운용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스트소프트의 'AI플러스 랩'과 협업해 금융 데이터 기반의 딥러닝 모델을 개발하고 포트폴리오 최적화, 금융 시장 분석 등을 연구하고 있다. 또 이스트소프트 계열사 줌인터넷은 공시, 뉴스 등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투자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회사는 섭립 초기 100억원 규모로 시작한 운용사는 지난 8월 기준 1천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이스트소프트 자회사 줌인터넷은 KB증권과 합작법인 프로젝트바닐라를 세우고, 모바일 주식거래 플랫폼(MTS) '바닐라'를 출시했다.
주식 투자를 처음하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복잡한 카테고리는 대폭 줄이고, 관심종목, 개인 자산 현황 등 가장 자주 찾는 메뉴와 주식매매에 꼭 필요한 기능을 중점적으로 화면을 구성했다. 또한 종목 선택과 검색에 어려움을 느낀 투자자들을 위해 최신 투자 트렌드를 바탕으로 큐레이션된 정보를 제공하는 추천 콘텐츠 서비스도 있다.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현재 안드로이드만 서비스되고 있는데, IOS버전도 연내에 출시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IOS버전 출시 이후, 보다 적극적인 모객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진영 기자(sun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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