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SKT 'T우주' 구독 탑승…내 집도 '아마존'세권

[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SK텔레콤이 아마존 해외배송 무제한 무료에 매달 SK페이 3천 포인트를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 'T우주'를 내놨다. 기존 이동통신 사업을 넘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구독 시장으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SK텔레콤 가입자뿐 아니라 KT, LG유플러스 가입자도 이용할 수 있다.

첫 달은 기본 100원이다. 여기에 제휴사 구독이 더해진 상품은 1천원이다. 정식 요금은 월 4천900원과 9천900원이다.

첫 달 가격이 저렴한 데다, 유지해야 하는 약정 기간이 없어 초기 반응은 뜨겁다. 지난달 31일날 론칭해, 시작 일주일이 채 안 됐지만 몇 만명 규모의 구독자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령대는 20~30대가 비중이 높다.

◆ "체험으로 소개하는 구독 'T우주'…하나둘 발걸음"

SK텔레콤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보다 직접 설명을 듣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홍대에 위치한 'T팩토리'에 홍보 공간을 마련했다. T팩토리는 SK텔레콤의 ICT 기술과 제휴 서비스에 대한 체험을 위해 만들어 놓은 공간이다.

이번에는 T우주를 집중 소개하기 위해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바꿨다. 지난 3일 T팩토리를 방문해 보니, 각종 체험존이 마련돼 있었다. 가상 인물 우주인 미퓨(미래와 퓨처의 합성어)가 구독 라이프를 즐기는 공간이라는 콘셉트로 만든 이 곳은 침실, 런드리룸, 부엌, 다이닝룸 4가지로 구성됐다.

가장 먼저 방문하게 되는 곳은 미퓨의 침실이다. 이 곳에서는 곳곳에 위치한 QR 코드를 인식해 우주 행성의 향수(후각), 유성 영상(시각), 행성의 소리(청각), 달의 표면(촉각), 우주 간식(미각) 등 우주의 오감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모든 체험을 마치면 선물을 받는다. 추가로 T우주의 추가 구독 상품을 소개하는 선물도 준다.

미퓨의 방을 체험하는 동안 T팩토리에는 방문객이 연이어 발걸음을 했다. 북적이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20대로 보이는 젊은 친구들이 하나둘씩 관심을 보였다.

한 방문객은 "대학교에서 SK텔레콤이 프로모션을 진행해 T우주를 알고 왔다"며 "주변에서 많이 구독했다"고 말했다.

T팩토리에는 제휴사인 아마존을 형상화한 미퓨의 정원도 있다. 밀림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식물들을 가득 채워 울창한 밀림처럼 꾸몄다.

밀림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11번가 아마존 직구 할인 쿠폰을 뽑는 디지털 뽑기 게임(포츈그랩) 공간이 나온다. 애플 아이폰과 엑스박스 체험 공간도 있다.

또한 2층에는 기존 SK텔레콤 요금제 가입이 이뤄지는 상담 공간이 있어 T우주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도 있었다.

◆ 직원도 아직 인지 부족…아마존 쇼핑은 편해

현장에서 T우주에 대해 궁금하다고 요청하니 직원이 간단하게 설명해줬다. 다만 직원도 T우주에 대해 숙지가 덜 됐는지 구체적 설명보다 궁금한 점에 대한 답변 정도만 해줬다.

T우주는 ‘우주패스 미니(월 4천900원)’와 월 ‘우주패스 올(월 9천900원)’이다.

우주패스 미니는 11번가 3천 포인트, 아마존 무료 배송 및 1만원 할인 쿠폰을 기본 제공한다. 추가로 웨이브 라이트(Lite) 서비스 또는 구글 원(Google One) 멤버십 100GB를 준다.

우주패스 올은 11번가, 아마존 혜택에 더해 구글 원 멤버십 100GB 기본 제공이 추가된다. 여기에 고객이 다양한 개별 구독 상품(월 8천~1만원 상당) 중 맘에 드는 1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다.

개별 구독상품에는 온·오프라인 쇼핑(이마트 등) 부터, 음식&음료(스타벅스, 파리바게뜨, 배달의민족 등), 디지털 서비스(구글 원, 웨이브, 플로, V컬러링, 엑스박스 게임패스, 스푼라디오 등), 모빌리티 서비스(티맵, 모두의 셔틀 등), 화장품(톤28), 꽃 구독(꾸까), 반려동물 용품(어바웃펫), 보험(AIA생명), 영양제(바이오퍼블릭), 교육(두브레인) 등이 제공하는 품목이 들어간다.

가입을 마음 먹고 구체적 혜택을 따져봤다. 기자는 아이폰을 쓰는 SK텔레콤 가입자로 1인 가구에, 배달 음식은 잘 시켜먹지 않는다. 관련 조건을 제거하다보니 꽃 구독, 화장품, 영양제 정도가 남았다. 웨이브, 플로는 SK텔레콤 고객이면 무료이거나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미 제공되고 있다. AIA바이탈리티 또한 SK텔레콤 고객에게 비슷한 수준의 혜택을 주고 있다. 때문에 고려 대상에서 뺐다.

SK텔레콤 가입자가 아니면 이용할 수 없는 서비스도 있다. 파리바게트의 경우 최대 30%를 할인해 주지만 SK텔레콤 멤버십 서비스와 연동된 서비스라 타사 가입자는 불가능하다.

최종 선택은 영양제. 매달 9천800원 상당의 영양제 2가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T우주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11번가에서 해외 쇼핑몰인 아마존의 상품을 한글로 편하게 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이용하던 11번가 사이트와 크게 다르지 않아 익숙하게 쇼핑을 즐겼다. 국내에 없는 다양한 브랜드 상품들을 다양하게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게다가 '무료배송' 덕에 장바구니에 몇 천원짜리 상품도 부담없이 넣을 수 있었다.

◆ 막상 제휴처 고르자니 아쉬워…"100개사와 제휴 논의"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일단 SK페이를 무조건 가입해야 하는 것이다. SK페이는 11번가의 간편결제 서비스다.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또 정보 제공을 동의하면서 무조건 SK페이 가입이 수반되는 것은 불편했다. SK페이 3천 포인트를 주는 게 기본이라 거부할 수도 없다.

꼭 맘에 드는 제휴 서비스 종류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생활 패턴과 기존 이용 서비스들의 중복성을 제거하다보니 선택의 폭이 확 줄었다.

SK텔레콤도 이러한 부분을 인지하고, 제휴사를 빠르게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빠르게는 베스킨라빈스·야놀자·청소연구소·보틀웍스·링티·사운드짐 등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T팩토리에서도 보틀웍스나 사운드짐과 구독이 진행된 다는 것을 예고하며 제공 선물로 관련된 것을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100여개 사업자와 제휴를 협의하고 있다"며 "연동 서비스가 완료되는 대로 차례로 추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T우주를 전문적으로 안내 받을 수 있는 곳은 강남 뱅뱅사거리에 마련돼 있다. 이 곳은 T팩토리처럼 즐길 수 있는 체험존이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전문 상담사가 상주해 있어 T우주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매일 십여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아온다"며 "매일 20여건식 구독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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