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판교 IT사업장의 직장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IT공대위)가 네이버를 향해 "직장 내 괴롭힘 문제 해결 의지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IT공대위는 지난달 31일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에서 열린 노사간담회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노사간담회에는 고용노동부와 네이버, 카카오, 스마일게이트, 넥슨코리아가 참석했다. 노조 측에서는 IT공대위 화섬식품노조 네이버, 카카오, 스마일게이트지회장과 노동안전보건실장이 참여해 개선 대책을 논의했다.
IT공대위는 지난 5월 네이버에서 발생한 직원 사망사건을 계기로 판교 IT사업장의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전문가, 노동계, 시민단체가 모여 지난달 10일 출범했다.
이번 회의에서 IT공대위는 누구나 신고할 수 있게 하는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 IT기업 특성에 맞는 직장 내 괴롭힘 유형 적용을 위한 취업규칙 개정, 노사 공동의 조치위원회 구성 등을 기업별로 노동조합과 협의하자고 요구했다. 상당수 기업들이 이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공대위 측의 설명이다.
다만 IT공대위는 네이버의 태도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IT공대위는 "네이버는 자료 준비부터 발표까지 다른 기업에 비해 적극적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특히 지금까지도 사측은 노조의 대화 요구에 일절 나서지 않고 있으며 노동조합을 배제한 채 예방교육과 조직 문화 진단을 진행하려는 일방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IT공대위는 또 "간담회가 끝날 무렵 직원 20명의 네이버 자회사 해피빈에서 '2015년부터 15명이 상사에 의한 상습적인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퇴직자들의 증언이 나왔다"며 "이에 네이버는 근로기준법에 의한 절차를 시작하기는커녕 가해자 말만 듣고 '절대 그런 일이 없다'며 언론사 취재에 대해 할말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태 해결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더군다나 이 회사 대표는 지난 5월 자살 산재사망사건의 책임을 지고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났던 최인혁씨"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네이버는 지금이라도 법 절차에 맞게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고 당사자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T공대위는 "이러한 노사간담회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노동부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을 재차 요구하고, 근본적인 제도적 한계가 있는 근로기준법 개정에 노동부가 먼저 나설 것을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또 기업에게는 단체협약이나 별도의 협의 절차를 거쳐 후속 논의를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