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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별사] 엔씨, 파괴적 혁신 기대한다 '블레이드앤소울2'


이번에도 리니지M 답습…블소는 블소일때 매력

'겜별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게임들이 쏟아져 무엇을 플레이해야 할지 모를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 리뷰 코너입니다. 새로 출시됐거나 추천할 가치가 있는 게임들을 가감없이 감별해 전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주]
엔씨소프트의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 [사진=엔씨소프트]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엔씨소프트는 혁신적인 게임 기업이었다. 1998년 선보인 '리니지'를 주축으로 한국형 MMORPG의 기틀을 다졌고 2003년 출시한 리니지2 역시 당시에는 획기적인 풀 3D 그래픽을 선보이며 놀라움을 안겼다.

이때의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신규 지식재산권(IP)도 적극 개척했다. 2008년 선보인 '아이온'이 좋은 예다. 천족과 마족의 대립 구도를 내세운 아이온은 이후 게임트릭스 기준 PC방 인기 순위 160주 연속 1위라는 놀라운 흥행을 이끌며 엔씨소프트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렸다.

2012년에는 '블레이드앤소울'이라는 또 다른 도전의 결과물을 내놓았다.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리니지, 아이온과 달리 오리엔탈 무협 판타지라는 이색적인 세계관을 내세운 블소는 대전 액션을 방불케하는 공방과 액션으로 눈도장을 받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서두를 길게 늘어놓은 건 지난 26일 출시된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게임에서는 앞서 언급한 엔씨소프트의 혁신이 보이질 않는다. 블소의 후속작인 만큼 기대가 적잖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평가는 한 마디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이 게임 역시 리니지M의 또다른 버전이라는 것이다.

나름 차별화를 시도한 부분도 엿보인다. 회피나 막기 등 액션이 추가돼 훨씬 역동적이었고 스케이트 보드를 타듯 슬라이딩으로 이동하는 등 경공의 잔재미가 있었다. 다만 전작 블소의 액션과 조작 시스템이 안긴 신선한 충격과 비교하면 블소2의 그것은 밋밋한 면이 없잖아 있었다.

PC 퍼플에 포커싱을 맞춘 UI도 아쉬웠다. 화면 하단에 길게 스킬을 배치하는 UI는 폰이나 태블릿 이용자라면 정교한 손컨트롤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스토리도 강렬하지 못했다. 전작 블소는 무협을 관통하는 핵심 테마인 복수를 주제로 악당 진서연과 주인공의 서사로 흡인력을 자랑했으나 블소2의 초반 이야기 전개는 확 시선을 잡아끌지 못한다.

블소2 출시 당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급락했다. 신작이 출시되면 주가가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나 엔씨의 주가 하락은 심상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실망 여론이 반영됐다는 분석들도 쏟아진다. 공감이 간다.

'블레이드앤소울2'의 플레이 화면. [사진=엔씨소프트]
'블레이드앤소울2'의 플레이 화면. [사진=엔씨소프트]

'혁신자의 딜레마'라는 말이 있다. 시장을 연 선도 기업이 새로운 혁신을 이뤄내지 못해 경쟁에서 밀려나는 현상을 뜻한다. 결과적으로 리니지M이 거뒀던 너무나 큰 성공이 장기적으로는 독이 되지 않았나 싶다.

리니지M 이후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모바일 게임들은 하나같이 리니지M을 답습한 결과물들이었다. 그래도 리니지2M는 리니지M에 견줄 성과를 거뒀으나 심상치 않은 변화가 감지된 건 올초 출시한 '트릭스터M'부터였다.

'귀여운 리니지'를 표방한 이 게임은 트릭스터 IP에 리니지M의 게임성을 덧입혀 또 한번의 성공을 이어가는 듯 했으나 순위가 급락, 현재는 40위권으로 밀려난 상태다. 리니지M BM의 불패 신화가 처음으로 깨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블소2가 시험대에 섰다.

블소2의 성과는 속단하기 이르다. 리니지 형제를 왕좌에서 끌어내린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꺾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물론 트릭스터M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 또한 없지 않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한 가지 확실한건 리니지M에서 블소2까지 이어진 자기복제가 시장에서 극심한 피로감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리니지M BM이 더는 '왕도'가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여론이 심상치 않자 회사 측은 블소2판 '아인하사드'로 불리우던 영기 시스템을 27일 오후 긴급 개편하기도 했다. 늦었지만 환영할 조치다.

PC 온라인 시절, 저마다 차별화된 매력으로 무장한 게임을 내놓던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시대에 이르러서는 비슷한 게임들만 연이어 내놓는 게 안타깝다. 자기 파괴적 혁신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는다면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의 재탕 말고는 도전을 하지 못하는 체질이 굳어질지 모른다.

국내 최고의 개발 기술력을 가진 엔씨소프트인 만큼 뼈를 깎는 고민과 노력을 한다면 분명 사뭇 다른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거라 본다. PC 온라인 시절 보여주었던 혁신을 다시 볼 수 있길 기대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리니지는 리니지일때, 트릭스터는 트릭스터일때, 그리고 블소는 블소일때 매력이 있고 재미가 있기 마련이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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