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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9천160원 확정…한 숨 쉬는 유통가 "무인판매 늘린다"


주 40시간 근로 기준 월 191만원 수준 인상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직원을 줄이고 무인화를 선택하는 영업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아이뉴스24 DB]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직원을 줄이고 무인화를 선택하는 영업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2022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인상된 9천160원으로 결정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3일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유통가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영업 지장을 받고 있는 와중에 들려온 소식이기 때문이다.

경기도 수원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올해도 코로나19 때문에 힘들게 버텼는데, 이런 소식은 힘을 빠지게 한다"고 말했다.

이 편의점은 주간 1명, 야간 2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있다. 주간 아침 시간과 주말에는 주인인 A씨가 직접 근무한다.

A씨는 임금인상 소식에 "간신히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부터는 야간 운영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고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야간과 주말의 경우 최저시급에 1.5배를 더 지급해야 해 시간 당 임금은 1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2020년 점포당 월 평균매출은 4천800만원인데 이 중 평균 매출이익 23%(1천104만원)에서 알바비(650만원), 월세(200만원), 각종 세금 등을 제외하면 점주가 주 45시간을 일하고서 가져가는 순수익은 200만원 남짓"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편의점을 비롯한 자영업자의 현실을 외면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결정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무인점포와 연관된 키오스크(무인 계산대) 주식 상승세 나타나기도 했다. 이미 문재인 정부 첫해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자, 프랜차이즈 등에서는 주문과 계산을 직원이 아닌 키오스크로 대체해 인건비 절감에 나선 바 있다.

이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점들은 대부분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이미 맥도날드 64.3%, 롯데리아 76.6%, 버거킹 92.4%, 맘스터치 33%가 키오스크를 사용 중이다.

키오스크 수준이 아닌 계산 등을 모두 고객 스스로 하는 무인점포도 증가세다.

편의점 GS25는 지난 4월 말 기준 무인점포 수가 290여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개 증가했고, CU 역시 올 3월 말 기준 270개로 1년 새 90개 늘었다. 이마트24도 무인시스템을 통해 낮에는 직원이, 밤에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점포를 늘려갈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제한과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인해 점차 무인 시스템이 자리잡아 가고 있다"며 "임대료만 내면 되는 무인점포 매장을 고심하는 점주들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소상공인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여러 협회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비판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소상공인 발 한국 경제의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빚으로 빚을 내 연명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각종 비용 상승, 일자리 감소, 자영업자 대출 증가, 폐업 증가 등이 뒤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사실상 봉쇄조치가 취해져 영업정지 및 제한으로 극심한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는 것이 소상공인"이라며 "소상공인들에게 이번 인상은 설상가상, 더욱 큰 폭의 인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으며, 소상공인의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 우려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같은날 입장문을 통해 "중소기업계는 참담함을 느끼며 강한 유감과 함께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코로나 팬데믹 속 경영난 극복과 일자리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왔으나, 장기간 계속된 위기 경영으로 기초 체력이 바닥났다. 최근 델타변이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우리 중소기업계는 최소한 동결 수준을 간곡히 호소했다"고 정부 결정을 비판했다.

전경련 역시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경제주체들의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5.1% 인상된 9천160원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도 "코로나로 가뜩이나 힘든 중소기업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한계상황에 부딪힌 소상공인의 현실을 감안할 때 내년도 최저임금을 5.1% 인상한 9천160원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경제계는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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