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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100만원대 웨어러블로 슈퍼맨 된다


FRT, 근력 지원 웨어러블 ‘스텝업’ 선보여

웨어러블 로봇 스텝업. 근력 지원을 한다. 현재 500만원대인 이 제품은 앞으로 100만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사진=정종오 기자]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30일 티스테이션 대전지점. 자동차 정비업소에 때아닌 사람들로 붐볐다. 자동차를 정비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아니었다. 여러 대의 방송 카메라도 출동했다. 이날 이곳에서 근력 지원 웨어러블 시연 행사가 열렸다.

직접 웨어러블을 입고 작업에 나선 이는 티스테이션 대전점장 김동원 씨. 김 점장은 1~2분 안에 웨어러블을 입었다. 아주 간단하고 짧은 시간에 관련 장비를 착용할 수 있었다. 이어 등 뒤에 있는 배터리 전원을 누르자 파란색 불이 들어왔다. 웨어러블이 작동한다는 신호이다.

김 점장은 전원이 작동하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무거운 타이어를 들어 올리면서 한 곳에 쌓기 시작했다. 일정한 동작으로 여러 번 반복하는 데도 힘은 들어 보이지 않았다. 무척 가볍게 타이어를 들어 올린다는 느낌이었다.

“허리가 안 좋았는데 이젠 끄떡없습니다.”

김 점장은 근력 지원 웨어러블 ‘스텝업’을 착용한 뒤 무거운 타이어 수십 개를 너끈히 쌓아 올렸다. 많은 타이어를 들어 올릴 때마다 다리와 허리를 구부려야 한다. 다리를 구부릴 때마다 근력 지원 웨어러블이 작동하면서 힘을 분산시켰다. 허리가 안 좋았던 김 점장이었는데 이젠 무리 없이 작업할 수 있다.

자동차 정비업무에도 웨어러블을 입은 뒤 작업하면 훨씬 수월하게 일을 할 수 있다. 김 점장은 “허리와 다리를 웨어러블이 지탱해 주기 때문에 이전보다 매우 쉽고 힘을 들이지 않고도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재해 통계를 보면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자는 2011년 약 5천명에서 2019년 2배가량 증가해 약 1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디스크처럼 주로 목, 어깨, 허리, 팔다리 관절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은 무거운 물체를 들거나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반복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 육체 근로자에게 자주 발생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 생기원)과 로봇스타트업 ‘FRT(대표 장재호, 에프알티)’가 근로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작업에 필요한 근력을 현장작업 맞춤형으로 지원해주는 웨어러블로봇 ‘스텝업(Step-Up)’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현장작업 분석을 토대로 근로자가 쉽게 착용할 수 있는 외골격 구조로 돼 있다. 탑재된 고출력 구동기가 허리, 다리 등 특정 부위에 힘이 가해질 때마다 근력을 보조해 신체가 받는 하중을 분산시킨다.

발 쪽에 설치된 의도인식 센서가 착용자의 보행 의도를 정확하게 판단한다. ‘버추얼 토크’ 제어방식이 적용돼 있어 사람과 기계 간의 움직임 차이도 최소화해준다. 버추얼 토크는 착용자와 로봇 사이 서로 상반되는 토크의 합이 0이 되도록 해 로봇이 사람의 움직임을 잘 따라오도록 제어해주는 기술을 말한다.

로봇을 착용한 근로자는 중량물을 다룰 때 무리한 힘을 쓰지 않게 된다. 반복 작업을 할 때 느끼는 육체적 피로감도 덜어준다.

생기원 로봇응용연구부문 출신이자 현재 FRT 대표인 장재호 박사는 2010년 소방·국방용 웨어러블로봇 ‘하이퍼’를 개발한 경험을 기반으로 지난 5년 동안 건설·물류·제조 근로자를 위한 산업용 로봇 ‘스텝업’ 개발에 주력했다.

장재호 박사는 외골격 형태, 구동 방식, 부품 등을 ‘모듈화’ 함으로써 수요자 맞춤형 로봇을 값싸면서도 신속하게 제작해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작업에 필요한 힘의 크기에 따라 유압, 전기모터, 스프링의 3가지 구동 방식 중 중량물 작업에는 큰 힘을 낼 수 있는 ‘유압식’을, 허리나 무릎 등을 자주 쓰는 가벼운 작업에는 ‘전기모터’나 ‘스프링’을 적용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제품개발을 끝마치고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해 현재 한국타이어, 산림청, 요양원 등에 로봇 15대가 납품돼 시범운영 중에 있다. 납품된 로봇은 사양에 따라 1대당 500만~700만원 정도이다.

장재호 사장은 “앞으로 가격대를 100원대까지 낮출 것”이라며 “값싼 가격으로 근로자의 근력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재호 박사는 “실용화 기술개발의 산실이었던 생기원과 지속적 협업을 기반으로 앞으로는 세부 제원은 다소 낮추더라도 더 저렴한 맞춤형 로봇을 널리 보급해 건강하고 안전한 근로 환경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동영상 보기(https://youtu.be/SLTcLLcbekE)

/대전=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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