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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新 먹거리 확보 나선 허태수-정유경, '휴젤' 인수전서 맞붙는다


국내 1위 보톡스 업체 두고 '쩐의 전쟁'…베팅 크게 한 GS, 유력 인수 후보로 급부상

허태수 GS그룹 회장(왼쪽),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사진=각 사]
허태수 GS그룹 회장(왼쪽),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사진=각 사]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매물로 나온 국내 1위 보톡스 업체 '휴젤'을 두고 GS그룹과 신세계가 맞붙게 됐다. 두 곳 모두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기존 사업 성장성이 한계에 봉착해 미래 먹거리 확보가 필요한 시기인 만큼 재계에선 양측 모두 이번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휴젤'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은 신세계, GS그룹 등을 포함한 국내 유명 대기업, 글로벌 기업 등과 매각 협의를 진행 중이다. 휴젤 인수전은 공개경쟁 입찰을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 방식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 국내 보톡스 시장 선점한 휴젤, 알짜회사 '등극'

휴젤은 지난 2015년까지 선두였던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분쟁을 벌이고, 품목 허가 취소 이슈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이 국내 보톡스 시장 장악에 성공했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0%를 넘어섰다.

휴젤은 지난 2001년 설립돼 2010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보툴리눔톡신 개발에 성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2015년 기업공개(IPO)에 성공했고, 2017년엔 공동 설립자 중 1곳인 동양에이치씨가 지분을 베인캐피털에 매각했다.

베인캐피털은 당시 구주와 신주, 전환사채(CB) 인수 등으로 휴젤 지분 44.4%를 확보했다. 당시 동양에이치씨는 베인캐피털과 9천275억원 규모의 포괄적 경영권 양수도 본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금 회수 절차에 나선 베인캐피털은 지분 44%를 약 2조2천억원에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몸값은 처음 인수했을 당시보다 2배가량 올랐다.

휴젤 인수를 두고 대기업들이 뛰어든 것은 수익성 영향이 컸다. 실제로 휴젤의 지난해 매출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약 2천110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영업이익 역시 약 781억원을 달성하며 오름세를 보였고, 당기순이익은 약 4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CAGR) 매출액은 44%, 영업이익률은 39%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휴젤은 매출 절반 가까이의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 회사"라며 "인수 기업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바이오 확장 나선 '신세계'…미래 성장 동력 찾는 'GS'

이에 휴젤 인수에 가장 눈독을 들이는 곳은 신세계다. 일단 신세계 측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검토 중으로, 휴젤 인수와 관련해 검토한 바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에선 인수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남매 경영' 구도를 굳히고 있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바이오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여서다.

정 총괄사장은 10여년 전부터 뷰티 사업에 공들이고 있는 상태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필두로 뷰티 사업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색조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한 뒤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 화장품 브랜드 '오노마',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 등도 선보였다. 업계에선 신세계백화점이 휴젤을 인수하면 보톡스 등을 활용한 뷰티 서비스를 강화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요 공략시장인 중국에서 휴젤이 올해부터 대표 제품인 보톡스 '레티보' 판매를 본격화한다는 점이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며 "다만 베인의 휴젤 희망 매각가가 너무 비싸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신세계 측이 사모펀드 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형성해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사업 발굴에 나선 GS그룹도 휴젤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신세계의 입지가 애매해진 분위기다. GS그룹이 신세계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서다.

GS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 GS에너지 등 정유 업종의 성장성이 한계에 다다른 데다 전 세계적으로 탈탄소 사회를 지향하고 있는 분위기 탓에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고민이 많은 상태다. 또 그룹 내부적으로 그 동안 대규모 인수합병(M&A) 추진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지난해 허태수 회장 체제가 되면서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GS그룹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매각 실무를 맡긴 상태로, 현재 베인 측과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단위 거래를 추진할 수 있는 자금도 넉넉해 업계에선 인수 유력 후보로 보고 있다.

특히 GS그룹 오너일가 4세인 허서홍 GS그룹 전무가 직접 이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휴젤 인수 가능성을 더 높이고 있다. 지난해 GS에너지에서 지주사로 자리를 옮긴 허 전무는 그룹 내 신사업 발굴을 주도하는 '사업지원팀'을 이끌며 휴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GS그룹 측은 "바이오사업은 GS그룹의 미래사업 후보군 가운데 하나로, 폭넓게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GS 측에 휴젤 인수 추진 보도 관련 조회공시를 요청한 상태로, 답변 시한은 이날 오후 6시까지다.

업계 관계자는 "GS그룹이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검토하다가 접었고, 대우조선해양, 하이마트 등의 인수전에선 막판에 발을 뺐다"며 "코웨이, KT렌탈 인수전에서는 끝까지 경합에 나섰으나 고배를 마셨던 전력이 있던 만큼 이번 인수전에서 완주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GS그룹이 이전과 달리 과감하게 휴젤 인수 결정을 내린다면 그룹의 체질이 변화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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