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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붕괴 참사' 유탄 맞은 중대재해법…건설업계 '전전긍긍'


법시행 7개월 앞두고 사고 빈번…여당, 중대재해법 강화 작업 착수

이달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등이 매몰돼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달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등이 매몰돼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건설업계 내 계속되는 안전사고로 인해 중대재해처벌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은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철거건물 붕괴사고의 재발방지 대책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을 강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동안 건설업계는 내년 1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조항이 포괄적이라며 보완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건설업계에 중대사고가 이어지면서 국민적 분노가 거세지자, 보완입법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이들 정당은 건축 및 해체 건설현장까지 포괄하고 50인 미만 사업장 등에 대해 추가로 1년 이상 유예하기로 한 내용에 대해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사 현장에 저도 다녀왔다. 너무 참담했다"며 "이런 원시적인 사고가 어떻게 일어날 수 있나, 참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광주 재개발 지역 철거 건물 붕괴 참사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책 수립을 위한 대책반을 구성하기로 했다.

민주당 산업재해 예방 태스크포스(TF) 단장인 김영배 최고위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의 '중대시민재해' 범위에 기존의 공중이용시설과 공중교통시설 외에 건축 및 해체 건설현장을 포함하도록 보완하겠다"며 "또 시행령도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도록 6월 중 입법예고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현재 대책반을 통해 사고를 철저히 분석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중대재해처벌법 보완입법을 비롯해 해체 공사 현장 감독과 관할 지자체 책임 보강,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등의 작업에 착수했다. 정의당 역시 오는 21일 국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과 법개정 토론회의 개최할 예정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1월26일 공포됐다. 근로자 사망 시 사업주·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법인에게는 50억원 이하 벌금을 매긴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통해 손해액의 5배 이내 배상책임도 규정하고 있다. 내년 1월27일부터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부터 적용된다.

그동안 건설업계는 중대재해법 보완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전국에 수많은 공사현장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하도급 업체의 사고까지 원청사 대표에게 사법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과잉대응인 데다 처벌대상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김상수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지난 3월 "건설업계 최대 화두인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보완 입법에 앞장 설 것"이라며 "이대로 법이 시행된다면 기업은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국회, 정부를 설득하는 등 다양한 작업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사내 안전혁신위원회를 설치하고 안전담당임원을 격상하는 등 조직개편과 함께 안전대책 관련 투자 확충에 나섰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중대재해가 계속되자,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보완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은 안전부문을 최상단 부문으로 격상하고 마치 경쟁하듯 안전대책 및 투자방안을 내놓았지만, 사고가 계속돼 안타깝다"면서도 "중대재해법은 모호하고 구체적이지 않은 데다 사업주가 하청의 작은 공사현장까지 파악할 수 없는 만큼 과잉입법"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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