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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에 원윳값 부담까지…위기의 유가공 업계


흰우유 남는데…지난해엔 코로나19에 우유 급식까지 중단

국내 흰우유 소비량이 줄면서 유가공 기업들이 원유 가공품 생산·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국내 흰우유 소비량이 줄면서 유가공 기업들이 원유 가공품 생산·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저출산으로 매해 분유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유 급식이 중단되면서 흰우유가 소비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24일 유가공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6.3㎏로 1999년 24.6㎏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흰우유가 기본이 되는 분유 역시 저출산 기조와 수입 분유의 시장 잠식 등에 따라 판매량도 감소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유가공 업계가 가장 기본이 되는 흰우유 판매량을 의무적으로 떠앉을 경우 생존하기 어려워 질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 흰우유 안팔리는데…원유 구매 떠안는 기업들

실제 남양유업은 지난해 매출 9천4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7.95% 감소했고, 영업 손실은 771억원을 기록했다.

매일유업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조4천631억원과 86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0%, 1.4% 증가했으며, 서울우유는 매출 1조7천548억원, 영업이익 594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8%, 6.3%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영업이익은 식품회사 평균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본적인 흰우유 판매량이 줄고, 원유 매입 가격은 높아지면서 기업의 부담은 매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유가공 업체가 흰우유 판매에서 만큼은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원유 매입을 임의로 줄일 수도 없다. 2013년부터 시행된 '원유가격 연동제' 때문에 유가공 업체는 수요와 상관없이 할당된 원유를 매해 오른 가격에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한다.

거기다 원유로 만들 수 있는 고부가 상품인 분유 수요까지 줄면서 유가공 기업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오프라인 분유 시장(매출액 기준)은 2017년 1천628억원에서 2019년 1천407억원으로 13.6% 축소됐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53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5% 감소했다.

◆ 해외시장 진출에 대체 식품 출시 까지

이 때문에 기업들은 흰우유와 분유 대신 원유를 소비할 수 있는 대체 유가공 제품 개발과 출시에 집중한다. 유가공 기업들은 분유 시장 대신 성인용 단백질 시장에 더 공을 들인다.

매일유업은 성인용 제품인 셀렉스를 통해 2019년 250억원, 2020년 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일동후디스도 단백질 보충제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로 지난해 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상도 '마이밀'을 출시해 올해 35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외에도 유가공 업체들은 출산률이 감소하는 국내 시장을 대신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는가 하면 원유를 이용하는 커피 전문점 출점도 이어가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원유 소비량은 2010년 317톤에서 2015년 383만톤, 2019년 422만톤, 2020년 434만톤으로 매년 10만톤 가량 증가세에 있을 뿐이다.

이마저도 유가공 업체들이 흰우유 판매를 고집하지 않고 치즈, 아이스크림 등 원유를 활용한 여러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에 집중한 결과다.

유가공 업계 관계자는 "흰우유 판매 감소세는 벌써 몇해 전부터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생존을 위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 중이지만, 의무적인 원유 매입 상황에서는 매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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