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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도전' 김웅, 송파 불출마 승부수… 약될까 독될까


김웅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김웅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선 김웅 의원(초선·서울 송파갑)이 '지역구 불출마' 승부수를 띄웠다.

차기 총선에서 보수 강세지역인 송파를 청년에게 넘기고 험지 출마 가능성을 예고한 것인데,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의 발언인 만큼 의도의 적절성 여부를 놓고 당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전날(9일) 페이스북에서 "당의 미래를 이끌겠다는 사람은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청년들에게 양보해야 한다"며 "당 대표 자리는 다선을 위한 포석이 아니라 누구보다 희생해야 하는 자리"라고 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은 청년에게 미래를 약속했지만 누구도 그 약속을 믿지 않는다"며 "지난 총선 때 우리 당은 퓨처메이커란 이름으로 청년을 험지로 내몰았고, 지금 그들이 어디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그 어떤 공약, 정강정책도 믿음이 없으면 헛된 구호"라며 "믿음을 얻는 방법은 자기희생뿐"이라고 했다.

이어 "부디 양해해주시면 다음 총선 때 송파갑은 퓨처메이커 중 1명이 대표할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퓨쳐메이커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청년 전략공천을 위해 도입한 시스템이다. 다만 퓨처메이커로 분류된 청년들은 대부분 수도권 험지로 보내져 낙선했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한 반응은 '우려'와 '헌신'으로 엇갈린다. 지역 상황과 내년 지방선거 일정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우려와 기득권을 내던진 헌신적 결단이라는 해석이 동시에 제기된다.

같은 당 배현진 의원(초선·서울 송파을)은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모든 걸 다 던지는 각오로 당 대표 출마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이해는 한다"면서도 "과거 당 조직이 와해되고 재건되는 과정도 있었는데, 누구든 송파에 오면 당선될 수 있는 지역이라는 잘못된 사인을 줄 수 있다는 걱정이 든다"고 우려했다.

배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지역민들이 저희를 다시 믿어보겠다며 기회를 주셨다. 저만 해도 여기까지 오면서 굉장히 척박한 시간을 보냈다"며 "(당 대표) 당선이나 각오도 중요하지만 지역과 지역민들은 일할 기회를 주신 감사한 분이다. '베팅'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지역민과 당원들의 노력이 가볍게 여겨지거나 쉽게 폄하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남 방면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의원의 한 보좌진은 "개원 1년도 안 됐는데 본인 지역구를 전당대회 활용 수단으로 삼는 마인드가 우려스럽다"며 "당협위원장도 떠나는 마당에 당장 내년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지역민에게 당을 믿으란 얘기를 어떻게 하나"라고 했다.

이같은 우려와 관련해 김 의원은 통화에서 "당 대표가 되려는 사람이 다음번에 또 출마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당 운영을 공평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리더라면 이 정도 결기는 보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재출마를 하고 3선, 4선을 해야만 지역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공약을 충실히 이행하고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당 일각에서 내가 '지역을 베팅한다'는 프레임을 짜지만 그 베팅을 해서 나한테 생기는 게 뭐가 있는가"라며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그 정도 자기희생 정신도 없는 것이고, 자신이 가진 것을 포기할 생각도 없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이 불출마를 거론한 이후 의원실에는 외부 항의 전화가 몇 차례 걸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 측은 "당 대표에 나갈 사람이면 내가 먼저 나가서 희생한다는 느낌"이라며 "대선을 앞두고 당의 쇄신과 혁신을 위해 당의 얼굴이 돼야 하는 사람들이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절박한 것으로 봐 달라"고 했다.

기득권을 내던진 결단이라는 호평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전당대회에 나서면서 자신이 느낀 문제의식과 함께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선언은 헌신적인 결단이며 박수를 쳐야 할 일"이라며 "그 의도 자체를 음해하거나 비난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경북에서 몇 번째 해 먹는 중진들에게는 송파를 내놓는 초선의원이 곱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며 "비교적 지지층이 강한 곳에서 다선을 했던 당 원로들이 반성하고 성찰할 대목"이라고 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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