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구의 자원경제] 볼리비아 1억톤 구리광산이 주는 교훈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아이뉴스24] 지난해 9월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의 광산업체 BHP가 중국의 경기회복으로 현재 세계 구리 수요 7%에 해당하는 160만톤 만큼 더 증가 할 것으로 예측하고 구리 광산개발에 나섰다고 했다. BHP는 중국은 2023년까지 총 1조3천억 달러 신규 투자를 유발하는데 그 중 70%는 100개 발전소 프로젝트라며 구리 수요 160만톤 증가는 아주 보수적으로 추산한 것이라고 했다.

BHP는 칠레 코델코, 미국 프리포트 다음으로 큰 세계 3위 구리 광산업체다. 한국은 한국광물자원공사(이하 광물공사)를 내세워 2002년 필리핀 라푸라푸 구리 광산 개발을 시작으로 몽골, 페루, 캐나다 등에서 조금씩 구리 광산개발에 참여 했다.

그러나 집중적으로 구리 광산개발에 나선 사례는 멕시코 볼레오(2008년), 파나마의 꼬브레 파나마(2009년), 미국 로즈몬트(2010), 캐나다 캡스톤과 칠레 산토도밍고(2011) 등이다. 이외도 아쉽게 진출을 하지 못한 사업들도 여러 있지만 그 중 볼리비아 구리광산 개발 사업이 대표적 이다.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남서쪽 약 100Km쯤에 코로코로 구리광산이 있다. 이 광산은 19세기말 처음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 개발될 때는 지하 갱도에서 순도가 높은 구리만을 채굴했으나 2008년 광물공사가 진출한 후 최신 기술로 순도가 낮은 곳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코로코로 구리광산은 경제성 등의 문제로 30년전 부터 생산이 중단 됐지만 순도가 낮은 구리광석에 대한 제련기술이 발달한 데다 구리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다시 각광을 받고 있었다. 광물공사 계획은 2009년 하반기까지 정밀탐사를 하고 이듬해부터 시추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코로코로 구리광산의 추정 매장량은 약 1억2천만톤이지만 확인된 매장량은 원광 기준 1천570만톤 규모로 이를 정제하면 80만톤 정도의 순수 구리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 양은 당시(2007년) 한국이 한해 사용한 구리 양(142만톤)의 45%에 해당하는 수치다.

당시 국제 구리값은 2004년 톤당 2천868달러에서 2007년 10월 20일 기준 7천981달러로 네 배 가까이 올랐다. 당시 국제 구리값으로 환산할 때 약 64억 달러어치다. 참고로 지난 24일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국제 구리가격이 톤당 9천16달러이다.

광물공사는 이 광산개발에 총 2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다. 광물공사 탐사요원들은 고산병 때문에 괴로워 하면서도 감개무량했다. 광물공사가 틈새를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운 뒤 첫 수확물이 이 곳이기 때문이었다. 광물공사의 목표는 자본과 기술이 앞서는 메이저 자원개발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어쩔 수 없이 그들이 가지 않는 험한 곳으로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코로코로 구리광산은 자원시장의 신흥강자 중국이 먼저 협상을 하던 곳에 광물공사가 뒤늦게 끼어들어 따낸 것이라 더 뜻 깊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과의 협상을 벌이던 알베르토 에차수 볼리비아 광업부 장관과 볼리비아 국영 광업기관인 코미볼의 미란다 렌돈 사장이 한국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은 2007년 4월 중국을 방문한 직후였다.

본국으로 돌아가는길에 한국에 들른 두사람이 광물공사를 방문해 자원개발 의지를 확인하고 한국의 발전된 산업현장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그렇다고 코로코로 개발 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였다. 가장 큰 반대는 볼리비아 내부에서 불거졌다. 막판까지 지분을 50대 50으로 갖는 것으로 얘기가 됐으나 에보 모랄레스 당시 볼리비아 대통령이 "광물자원의 소유권은 국가가 가져야 한다"며 한국측에 지분 50%를 내줄 수 없다고 제동을 걸었다.

그는 2006년 취임 뒤 석유와 가스를 국유화 하는 등 자원민족주의 성향을 강하게 보인 인물이었다. 볼리비아 의회도 한국과의 공동개발에 부정적이었다. 볼리비아는 한국이 돈은 그대로 내면서 지분은 45%만 가져가라고 요구했다. 억울하지만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었다.

광물공사는 2007년 10월 22일(현지시각) 볼리비아 정부와 공동개발에 합의 했다. 수익 분배 비율은 한국측 투자비 회수 이후 한국 45% 볼리비아 55%로 했다. 대신 생산한 구리를 전량 한국으로 가져온다는 조건이었다. 당시 광물공사는 중국과 필리핀 구리광산에도 투자하고 있으나 구리 처분권은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잘 진행되던 사업이 2012년 8월 광물공사 사장이 교체되고 난 이후 광물공사는 이듬해 1월 상주 직원를 귀국시켜버렸다.

뿐만 아니라 코로코로 구리광산을 발판으로 정말 어렵게 확보한 리튬 추출기술 계약도 포기했다. 한국이 포기한 리튬 사업권은 2013년 7월 중국기업이 차지했다. 현재 세계 어디를 가도 이 만한 구리 광산을 찾기가 어렵다. 우리가 왜 이렇게 자원정책을 해야 하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다.

특히 옥석을 가리지 않는 마구잡이 매도는 안된다. 정부와 기업은 우리 산업 발전을 위해서 결코 자원개발을 포기해선 안된다. 아직도 세계 여러 나라에는 미개발 광산이 많이 있다.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강천구 교수는?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는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30여 년 근무한 자원전문가이다. 인하공대, 중앙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공대 최고산업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재직하며 세계 여러 나라 광산 현장을 다닐 만큼 현장 경험도 풍부하다. 통일부 산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이사, 현대제철 자문위원, 동양시멘트 사외이사, 에너지경제신문 주필,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광업협회 자문위원, 세아베스틸 사외이사와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조석근 기자(mysun@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