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오비맥주의 수장 배하준(벤 바르하르트) 사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그는 취임 직후 들이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파도 속에도 가정용 시장을 중심으로 다방면에서 혁신을 이어가는 등 눈에 띄는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21일 오비맥주에 따르면 배 대표는 지난 1일부로 취임 1년을 맞았다. 그는 AB인베브의 룩셈부르크 사장, 남유럽 총괄 사장, 남아시아 지역 사장 등을 거쳐 오비맥주 대표로 취임했다.
특히 남아시아 지역 사장으로 재직할 시 무슬림 인구가 대부분인 인도에 무알코올 버드와이저 제품을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등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 취임 직후 코로나19 사태 맞아…가정용 시장 공략으로 실적 방어 성공
배 대표는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맥주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던 상황 속 주력 브랜드 카스, 2019년 출시된 오비라거, 발포주 필굿 등의 제품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 버드와이저와 호가든 등 글로벌 브랜드들의 육성에도 주력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이 같은 구상은 실행되기도 전에 난항에 빠졌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고, 3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발 1차 대유행이 발발하면서 주류업계 최대 시장인 유흥 시장이 치명타를 입으면서다.
이에 배 대표는 오비맥주가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정용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분야에 혁신적 신제품을 투입하고, 패키지를 리뉴얼하는 등 트렌드에 적극 대응해 더욱 높은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었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오비맥주는 지난해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이는 발빠른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해 6월 4년만에 '카스 프레시'를 리뉴얼했고, 마스코트 '랄라베어'를 활용한 굿즈를 출시하며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경험을 선사했다. 호가든, 필굿 등 브랜드에서도 트렌드에 발맞춘 다양한 신제품의 출시가 이어졌다.
또 7월에는 카스 블루 플레이그라운드(CBP) 행사를 사상 최초로 온라인 개최하며 전 세계 83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성공을 거뒀으며, 10월에는 첫 비알코올 음료 '카스 0.0'을 출시하며 무알코올 맥주 시장에 진입했다. 카스 0.0은 쿠팡 등을 통한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도 착수해 출시 초기 준비된 물량을 완판시키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내부적 혁신도 이어가…ESG경영에 방점
영업이 아닌 내부 프로세스 혁신을 통한 포스트 코로나 대비 행보도 이어졌다. 특히 파트너들을 위한 상생 행보가 돋보였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대구 지역에 긴급 구호품인 마스크, 손세정제 등을 포함해 10억 원 상당의 기부를 진행했다. 또 유흥업 위축으로 큰 피해를 입은 주류 도매상들이 매출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업계 최초로 주류대금 납부 유예를 실시해 상생에도 적극 나섰다.
최근 경영계의 화두로 떠오른 환경·사회적 가치·지배구조(ESG) 경영에도 선제적으로 나섰다. 오비맥주는 올해부터 국내 주류업계 최초로 직접 발전한 태양광 에너지로 맥주 생산을 시작했으며, 맥주 제조 과정의 부산물인 맥주박으로 만든 고단백 에너지바 '리너지바'를 출시하며 폐기물 줄이기에도 나섰다. 또 카스 500mL 포장상자를 100% 재활용지로 교체해 플라스틱 절감 조치도 시행했다.
기업문화 개선에도 적극 나섰다. '다양성·포용성 위원회'를 출범시켜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존중받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또 본사 여성 임원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며 성평등 구현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최고 임원들도 일반 직원들과 같은 환경에서 근무하는 수평적 업무 환경도 도입해 문화 변혁을 이끄는 모습이다.
◆ 코로나19 지속돼도 안정적 사업 구조 유지 가능…가정용 시장 수성이 관건
업계는 오비맥주가 올 한해에도 안정적 실적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 다양한 신제품을 통해 존재감을 끌어올렸고, 지난 3분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황에서도 전년 대비 매출 신장을 이루는 등 시장 지배력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변화에 직면해 있는 맥주업계의 트렌드에 걸맞는 신제품의 지속적 출시가 이어져야 한다는 단서도 달았다. 2018년 인수한 '핸드앤몰트'를 통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주세법 개정안 시행 등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수제맥주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발포주 위주의 가정용 시장 공략보다는 카스를 중심으로 한 맥주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여야 하는 점도 과제로 꼽았다. 발포주 제품이 맥주에 비해 마진이 낮은 만큼, 높은 마진을 기록하고 있는 제품의 판매량을 끌어올려야 장기적인 수익성 제고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 대표는 취임 직후 코로나19 사태로 위기를 맞았지만, 그 동안 쌓아온 영업 노하우와 혁신 노력으로 점유율을 방어하는 등 현재까지는 위기를 또 다른 기회로 만드는 데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 회복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한 노력이 더해진다면 지속적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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