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원자력발전소 해체공정을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두산중공업(대표 정연인)에 이전했다고 30일 밝혔다.
원자력연이 이전키로 한 ‘해체공정 통합평가 시스템’기술은 원전 해체공정의 특성상 시뮬레이션 적용이 어려웠던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원전 핵심설비 해체공정에 대한 평가기능을 더한 기술이다. 계약은 정액 기술료 3억 원에 관련 특허 4건, 노하우 1건을 통합 이전하는 조건으로 체결됐다.
공정 시뮬레이션 기술은 설비 구축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검증함으로써 비용 절감, 구축시간 단축, 공정 사이클 최적화 등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원자력연은 국내 원전 해체가 목전에 다가온 가운데 효율성이 높은 시뮬레이션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공정 시뮬레이션 기술은 원전과 같은 대형 구조물을 반복적으로 절단하고, 세절된 폐기물을 저장용기에 수납하는 공정을 구현하기에 비효율적이다. 절단된 형상의 3차원 모델을 별도로 준비해 연산하고, 절단 과정에서 생성된 개체 수만큼 복제한 후 공정에 직접 적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32번에 달하는 시뮬레이션 및 CAD 연산 작업을 거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연구원이 개발한 기술은 공정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에서 직접 3차원 모델을 절단하고 소요시간 및 비용, 2차 폐기물량을 동시에 계산한다. 단 3개의 연산만으로 절단 공정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기술 대비 작업 효율을 1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해당 기술의 효율성은 학계에서도 인정받아 지난 2017년 원자력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 ‘애널스 오브 뉴클리어 에너지 (Annals of Nuclear Energy)’에 게재된 바 있다. 또한, 관련 특허 4건이 국내에 등록됐으며, 이번 달(12월)에 미국에서도 특허 등록을 마쳤다.
원자력연은 이 시스템을 해체 현장에서 활용할 경우, 소요되는 비용과 작업 시간을 실제와 가깝게 산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험과 설계 자료 등을 근거로 하는 기존의 통계적 접근과 달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다 정확한 계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작업 환경을 고려한 시뮬레이션으로 공정을 최적화함으로써 안전성과 경제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을 이전받은 두산중공업은 원전해체 사업화를 위한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을 축적 중이다. 박원석 원자력연구원장은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우리나라의 해체공정 최적화 능력이 향상되어 원전 해체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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